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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이닝 1실점, 잘던지던 탈보트 86구만에 교체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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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가 불과 86개의 공만 던지고 교체됐다.

6회까지 단 4개의 안타로 1점만 내준 상황. 올 시즌 한화 김성근 감독이 워낙 퀵후크(3실점 이하의 선발을 6회 이전에 교체하는 것)를 선호하지만 이번 경우는 상황이 달랐다. 퀵후크 상황에 해당하지도 않고 투구수도 무척 여유가 있었다. 탈보트의 구위도 대단히 좋았다. 무슨 이유였을까.

탈보트의 갑작스러운 교체는 1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벌어졌다. 이날 선발로 나온 탈보트는 직구 최고구속이 147㎞까지 나오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2회초 선두타자 이재원과 후속 박재상에게 연속 2루타를 맞아 1점을 허용했지만, 이후에 큰 위기 없이 6회까지 버텼다. 안타는 단 4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7회가 되자 니시모토 투수코치가 먼저 마운드에 올라와 교체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김민우가 등장했다. 여기까지 탈보트의 투구수는 86개에 불과했다.

이유는 갑작스러운 허리 근육통 때문이다. 교체 조짐은 있었다. 탈보트는 클리닝타임이 끝난 뒤 6회초 시작을 앞두고 마운드에서 연습 투구를 하다가 갑자기 벤치에 몸상태가 이상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깜짝 놀란 한화 벤치에서는 니시모토 코치와 통역 그리고 홍남일 트레이닝 코치가 급히 나왔다. 마운드에 모여 탈보트의 상태를 신중하게 살폈다. 원인은 갑작스러운 허리 근육통이었다. 탈보트가 연습 투구 과정에서 허리 근육이 묵직하게 뭉치는 느낌을 받았던 것.

다행히 이때는 교체되지 않았다. 탈보트는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뒤 "일단 계속 던지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그리고 6회에도 변함없이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줬다. 선두타자 박정권을 5구만에 2루수 땅볼로 잡은 탈보트는 후속 이재원을 풀카운트 끝에 삼진 처리했다. 이어 2회 적시 2루타를 맞은 박재상도 2구 만에 유격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공 13개로 6회를 마쳤다.

하지만 탈보트의 투혼은 여기까지였다. 이닝을 마친 뒤 덕아웃에서 탈보트의 상태를 면밀히 살핀 한화 벤치는 교체를 결정했다. 큰 부상은 아니어서 더 던질 수는 있었다. 그러나 자칫 큰 부상으로 번질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교체를 결정한 것이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