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리그 클래식 득점왕 경쟁에 불이 붙었다.
그동안 클래식 득점왕 경쟁은 전북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에두 천하였다. 그는 11골을 넣으며 득점왕 레이스에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중국 2부리그 허베이 종지로 전격 이적하며 그의 골시계도 멈췄다.
9일 열린 클래식 29라운드는 득점왕 싸움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돌아온 흑표범' 로페즈(제주)가 가세했다. 로페즈는 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시즌 10호골 고지에 오른 로페즈는 단숨에 득점왕 레이스에 합류했다.
경기 전 만난 조성환 제주 감독은 주목할 선수로 로페즈를 꼽았다. 로페즈는 자타공인 제주의 에이스다. 스피드와 파워를 앞세운 돌파로 착실히 공격포인트를 쌓고 있다. 로페즈는 10년만의 한풀이 승리를 거뒀던 지난달 28일 서울전(2대1)에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했다. 서울전 승리가 오히려 로페즈의 정신력을 깨웠다. 조 감독은 "자기 없이 서울을 꺾는 모습을 보고 신경이 많이 쓰인 듯 했다. 훈련을 굉장히 성실히 하더라. 경기 전 로페즈에게 'K리그는 선두 전북이나 최하위 대전이나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정신적으로 무장이 잘 됐다"고 했다.
조 감독의 장담대로 였다. 로페즈는 서울전에 뛰지 못한 한풀이를 하는 듯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탱크같은 드리블 돌파로 대전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전반 21분 윤빛가람의 스루패스를 받아 첫 골을 기록한 로페즈는 전반 41분과 후반 14분 모두 송진형의 도움을 받아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로페즈는 10골-9도움으로 10-10 클럽 가입을 눈 앞에 뒀다. 로페즈의 활약을 앞세운 제주(승점 39)는 4대2 승리를 거두며 시즌 첫 3연승에 성공했다. 그룹A의 마지노선인 6위 인천(승점 42)과의 승점차를 3점으로 줄였다.
로페즈가 원맨쇼를 펼치는 사이 '진격의 거인' 김신욱(울산)은 득점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김신욱은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전에서 코바의 크로스를 받아 왼발 발리슛으로 시즌 11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김신욱은 에두, 아드리아노(서울)과 함께 득점 공동 선두를 달렸다. 전남의 오르샤도 성남전에서 시즌 9호골을 넣으며 득점왕의 사정권에 진입했다. 치열한 순위싸움만큼이나 치열한 득점왕 경쟁이 클래식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