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배우 유아인이 '베테랑'으로 1000만 흥행을 이끈 데 이어, 영화 '사도'에서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로 분해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사도' 언론시사회에서 유아인은 "사도세자는 왕권의 정통성에 대해 영조가 가진 컴플렉스의 피해자일 수도 있지만, 당연하게 주어진 운명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기질을 갖고 있다"고 사도세자 캐릭터를 해석했다.
그는 "왕가에게 태어났지만 왕위를 향한 길을 가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지 않고 스스로 나는 누구인가 의문을 던지는 인물이기 때문에 비극을 맞이했던 것"이라며 "세자로서의 무게에 짓눌리면서 거기서 벗어나고자 하는 청년의 모습으로 사도를 바라봤다"고 말했다.
사도세자는 영조에 의해 끊임없이 왕재로서의 자질을 의심받고 견제를 당하는데, 유아인은 사도세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채로운 감정들을 표현해야 했다. 유아인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건강한 한 청년이 이 운명 속에서 광인으로 변해가는 과정, 그리고 뒤주 안에 갇힌 8일간의 변화의 과정을 연기하는 것이었다"며 "연기가 힘들었지만 변화를 정확히 보여주기 위해 애를 썼다"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연기에 깊이 몰입한 나머지 사도세자가 돌 바닥에 스스로 머리를 찧는 장면에선 준비된 소품용 돌이 아니라 진짜 돌에 머리를 찧어 이마에 피멍이 들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영화 '베테랑'에서 아무런 죄책감 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재벌 3세를 연기해 호평받은 유아인은 '사도'를 통해 '베테랑'과는 또 다른 광기 어린 연기를 보여준다.
그는 "다른 환경, 다른 인물, 다른 인과관계라는 것만 이해하면 다른 연기가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충분히 잘했는지 모르겠다"고 쑥스러워했다. 다만 "'베테랑'에선 소시오패스였다면 '사도'에선 울화, 답답함, 서운함에서 비롯된 광기라는 차이가 있다"며 "끊임없이 억압된 상태에서 갑갑함을 느끼고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면서 광기로 빠져든 것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화 '사도'는 아버지 영조에 의해 아들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8일 만에 죽음을 맞이한 임오화변을 비극적 가족사로 재조명한 작품이다. 영조 역에 송강호, 사도세자 역에 유아인이 출연한다. '왕의 남자', '소원' 등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6일 개봉.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