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으로 기록된 사도세자의 죽음. 영화와 드라마로도 수차례 다뤄진영조와 사도세자의 갈등을 다시 영화화 한 이유에 대해 이준익 감독은 "이 시대에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사도' 언론시사회에서 이준익 감독은 "역사 속의 특별한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그 안을 보편적인 관계성에서 나오는 감정들로 꽉 채웠다"고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이준익 감독은 "이 세상에 아버지 없는 아들 없고 아들과 아버지 곁엔 어머니가 있다. 하지만 그 관계들이 삶 속에서 다툼과 갈등과 상처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런 것들을 지혜롭게 이겨내기 위해 누구나 최선의 노력을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넘어서지 못하는 비극이 있다. 현재 우리의 삶도 이와 유사한 심리와 감정 속에서 이어지지 않나. 굳이 모두가 아는 사도 이야기를 찍은 이유다"라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이 사도세자 사건을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호기심'에서 비롯됐다. 이준익 감독 자신도 누구나 아는 이야기라고 여겼으나 사건이 아닌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사연까지 알고 있는 것인가 자문해 봤다는 설명이다. 이준익 감독은 "잘 모르면 호기심이 작동하게 되고 그 호기심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도를 통해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어떤 사건 속에서 자신의 입장에 최선을 다했던 인간들의 모습은 비극적이나 아름다울 수 있다"며 "비극을 통해 자기 정화, 승화를 할 수 있다면, 그래서 현실의 수많은 상처와 비극이 정화될 수 있다면, 이 시대에 사도를 불러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의미를 짚었다.
영화 '사도'는 아버지 영조에 의해 아들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8일 만에 죽음을 맞이한 임오화변을 비극적 가족사로 재조명한 작품이다. 영조 역에 송강호, 사도세자 역에 유아인이 출연한다. '왕의 남자', '소원' 등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6일 개봉.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