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정재영이 또 한번 휴머니즘으로 감동을 안겼다.
2일 방송된 KBS2 수목극 '어셈블리'에서는 진상필(정재영)이 국민당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진상필은 토사구팽 위기에 처한 홍찬미(김서형)에게 친청계와 반청계가 공천지분을 사전 합의했다는 사실을 듣고 이를 폭로, 허위사실 유포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그러나 그는 홍찬미와의 약속대로 끝까지 제보자를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그냥 사람이다. 사람이 좀 사람답게 서로 믿고 서로 좀 사이좋게 뒤통수 좀 안치고 지내면 안되냐. 서로 안 싸우고 안 울리고 그렇게 손잡고 같이 걸어가는 것. 그게 내 정치이념"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진상필을 이용해 백도현(장현성)과 박춘섭(박영규)에게 복수하려 했던 홍찬미 역시 진상필의 진심에 응답했다. 홍찬미는 "출당처분을 원한다. 단 그 대상자가 진 의원이 아니라 진 의원에게 그 사실을 알려준 저 홍찬미여야 한다. 진 의원은 제보자를 신뢰한 것일 뿐 허위사실을 유포해 당을 곤경에 빠지게 할 의도가 없었다. 따라서 진 의원의 징계는 사유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국민당 대변인 자리를 사퇴했다.
이번에도 '어셈블리'는 지극히 현실적인 낭만주의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진상필의 솔직당당한 입장표명은 완벽한 비주얼과 능수능란한 언변으로 일찌감치 출세 가도를 달렸지만, 실상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속물 덩어리였던 홍찬미로부터 양심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자신이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도 타인과의 약속을 지키고, 그의 진심을 받아들여 지금까지 쌓아올린 모든 것을 내려놓는 상황은 현실에서는 극히 찾아볼 수 없는 기적이기에 아련함을 더했다. 매회 촌철살인 돌직구 대사로 막장보다 드라마틱한 현실을 그려내면서도 그 안에서 인간에 대한 믿음과 휴머니즘에 관한 로망을 담아내는 정현민 작가 특유의 화법이 빛을 발한 셈.
시청자들은 '이게 정말 현실이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재밌는데!', '한회 한회 정말 꿀잼이다', '한회도 빼놓지 않고 본방사수 하고 있다', '대본 연출 배우들의 연기 모두 좋다', '주연 조연 가리지 않는 명품연기에 즐겁다'는 등 호평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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