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한국 간행물윤리위원회가 '여성 폭력 미화 논란'이 일고 있는 남성지 맥심의 표지에 대해 맥심 측 손을 들어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간행물윤리위원회 관계자는 3일 스포츠조선에 "맥심 9월호 표지에 대한 신고가 몇 번 들어왔고, 지난 8월 28일 위원회의 심의가 진행됐다"며 "청소년 유해가 아닌 걸로 결정이 났다"고 밝혔다.
위원들의 심의 결과에 따르면 "전체적인 맥락에서 악역 전문배우의 범죄 재연을 콘셉트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맥심 잡지 특성상 성범죄적 요소를 추측할 수 있지만, 추측만 가능할 뿐 성범죄를 미화했다고 느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 관계자는 "완전히 문제가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청소년 보호법이 규정하는 심의 기준에 어긋남이 없다고 본 것"이라며 "재심 요청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재심의 요청은 해당 간행물의 발행인 또는 수입자만이 요구할 수 있다. 심의가 통과되지 못했을 때, 이해 관계자들을 염두한 시스템이다.
이번 '맥심'처럼 심의가 일단 통과되었을 때, 일반인이나 외부인은 재심 요청 자체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앞서 맥심은 9월호 표지에 악역배우 김병옥이 차 트렁크에 다리가 테이핑 된 여성을 넣고 담배를 피우는 모습의 사진을 넣고 '진짜 나쁜 남자'라는 문구로 장식했다.
내지에는 김병옥이 트렁크를 열고, 큰 비닐을 들고 옮기는 모습 등의 사진도 편집했다. 이에 네티즌 사이에서는 '여성 폭력을 미화했다' '여성 납치 살해 성범죄 이미지가 녹아있는 사진을 표지로 장식했다' 등의 비난이 일었다.
이에대해 영국 코스모폴리탄은 지난 2일(현지시간) 이례적으로 홈페이지에 장문의 글을 통해 "역대 최악의 커버(In perhaps the worst cover idea of all time)"라고 혹평에 나서기도 했다.
'코스모폴리탄UK'는 "맥심 표지는 너무나 많은 것들이 잘못돼 있다"며 "여성 폭력을 미화하고, 나쁜 남자와 범죄자의 차이를 모호하게 만든다"고 지적하며 전량 리콜과 간행물윤리위원회 공식입장을 요구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도 맥심의 콘셉트 표지를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칼럼을 통해 "영화는 스토리로 말하고 사진은 이미지로 말한다"며 "영화 속의 범죄 장면은 기승전결 스토리 안의 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지만, 맥심의 사진은 이미지 그 자체가 보는 사람에게 의미를 전달한다. 따라서 영화적 표현이라는 맥심 측의 해명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성범죄를 그린 것이 아니라는 해명도 군색하다"며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여성의 맨다리에 성적인 의미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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