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5위 도전, 마지막 해결 과제는 무엇일까.
롯데가 반전을 꿈꾸고 있다. kt 위즈와의 2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지난주 5위 경쟁팀 KIA 타이거즈, SK 와이번스에 2패씩을 안겼던 돌풍의 kt. 하지만 롯데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롯데는 이제 5위 KIA, 한화 이글스를 2경기 차로 쫓게 됐다. 5위 가능성, 이제 현실이다.
kt가 못한 경기가 아니다. 롯데가 좋아졌다. 외국인 효자들의 활약은 여전했다. 여기에 자숙 기간 중 체력을 보충한 이성민이 가세하고, 정대현이 마무리로 정착하며 불펜진 틀이 확실히 잡혔다. 캡틴 최준석은 알맹이 하나에 모든 비타민이 농축된 것처럼 영양가 있는 한방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최근 문제가 생겼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때문이다. 신 회장이 최근 '자이언츠를 살리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다. 구단주 대행도 두지 않고, 자신이 구단주 역할을 한다. 그룹 오너가 직접 야구를 챙기겠다는 것, 다른 구단들이 정말 부러워할만큼 좋은 일이다.
하지만 롯데에는 역풍이 생기고 말았다. 그 뜻이 와전되고 있다. 신 회장의 의도는 순수히 자이언츠를 강하고 건강한 팀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그 수단으로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코칭스태프-선수 영입은 그 수단 중 하나일 뿐. 하지만 시즌이 한창인 상황에서 언론과 팬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어떤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감독을 바꿔야 한다' 등의 얘기가 당연하다는 듯 나오고 있다.
힘겹게 5위 싸움을 하고 있는 선수단에 이런 얘기들은 충격이다. 자신들의 앞날과 관련된 소문이 무성한데, 코칭스태프든 선수든 집중해서 야구를 할 수 있을까. 롯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데,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단을 흔드는 얘기들이 나오는 걸 보면 속상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주변에서 팀에 대한 애정으로 방향성을 제시하는 건 프로 스포츠에서 당연하다. 하지만 그것도 시기가 있다. 시즌을 마친 후 올시즌 성적과 팀 미래 등을 고려해 다양한 고민과 선택을 할 수 있다. 그 때 얘기하고 생각해도 늦지 않다. 구단 역시, 올시즌 최선을 다해 치른 후 야구단 변화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했다. 그룹의 구단 개혁 의지는 분명 희망적인 요소지만, 시즌이 끝난 후 구체화되는 것이 수순이다. 프로팀으로서 한 시즌, 한 경기 포기 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은 가을야구를 위해 분투하고 있는 선수단에 응원만 해도 모자랄 시기다. 진정 롯데를 응원하는 팬이라면 말이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뭉친 선수단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단순히 구단 프런트와 코칭스태프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