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7위인 라오스는 아시아축구에서 변방이다. 수준은 어떨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수준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와는 다른 팀이다. 3일 슈틸리케호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맞붙을 라오스의 명단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한국전과 쿠웨이트전에 소집된 22명 중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뛴 선수들은 9명이 포함됐다. 스트라이커 사야부티를 비롯해 수비수 폼판야와 핀케오 등 3명의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를 제외하면, 23세 이하 선수는 6명이 된다. 그러나 이 중 라오스대표팀에서 주전으로 활약 중인 선수는 와일드카드 멤버 뿐이다. 6월 16일 레바논과의 러시아월드컵 2차예선 원정 경기 때 와일드카드 멤버만 선발 출전했다. 아시안게임 당시 23세 이하 선수들 중에선 수비수 수반디와 미드필더 코찬런만이 교체멤버로 뛰었다.
라오스 리그 수준을 따져보면, A대표팀의 전력도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하다. 1일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발표한 클럽 랭킹에서 라오스 프리미어리그 소속 11팀 중 라오 도요타 FC만이 145위에 랭크됐다. 이번 대표팀에는 4명의 라오 도요타 선수들이 포함됐다. 공격수인 칸타봉을 제외하고 3명은 주전 미드필더(2명)와 수비수다.
겉모습은 인천아시안게임 때와 다르지만, A대표팀의 속을 들여다보면 비슷하다. 인천아시안게임 때처럼 자신들이 약체라는 점을 인정하는 극도의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구사할 전망이다. 수비시 최전방 공격수 사야부티만 남겨두고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은 한국 공격수들의 활동할 공간을 없애기 위해 촘촘한 그물망 수비로 일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구도는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FA컵에서 종종 볼 수 있다. K리그 클래식 팀과 챌린지 또는 대학 팀이 맞붙을 때 전력이 약한 팀은 라오스와 같은 전술을 들고 나온다. 밀집수비를 뚫기 위해 파상공세를 펼치는 클래식 팀이 한 순간 집중력을 잃어 역습으로 골을 허용해 패하는 이변이 연출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시아와 해외에서 뛰어난 선수들만 모인 대표급 경기에서 라오스가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은 높지 않다.
라오스는 공중볼 싸움에서 약한 보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필드 플레이어 중 신장이 가장 좋은 선수가 1m75밖에 되지 않는다. 공중볼을 포기하고 리바운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일 듯하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