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에이스의 몰락'이다. SK 와이번스의 에이스인 김광현(27)이 2회를 버티지 못한 채 무려 8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SK의 '5위 전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김광현은 2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왔지만, 1⅓이닝 동안 5안타(1홈런) 5볼넷 2삼진으로 8실점하며 강판됐다. 구위와 제구력 모두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거나, 부상 여파로 투구 밸런스가 완전히 붕괴된 듯 하다.
김광현은 지난 25일 인천 KIA전 때 선발로 예고됐으나 당일 오전에 왼쪽 견갑골 부위에 통증이 발생해 결국 등판을 취소한 바 있다. SK 김용희 감독은 "다음 등판 여부는 상태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김광현의 상태가 회복된 것으로 판단하고 29일 kt전에 선발로 내보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완전한 패착이었다.
1회말부터 점수를 내줬다. 첫 두 타자를 중견수 뜬공과 3루수 땅볼로 잘 잡았는데, 2사후 kt 외국인 타자 마르테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얻어맞았다. 이후 김광현은 김상현에게 유격수 왼쪽 내야안타를 맞은 뒤 박경수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윤요섭을 간신히 2루수 땅볼로 잡고 추가실점을 막았다. 여기까지는 나쁘지 않은 결과.
하지만 2회에 완전히 무너졌다. 선두타자 장성우에게 볼넷을 허용한 김광현은 후속 김사연을 삼진으로 잡았다. 그러나 이후 박기혁에게 볼넷, 오정복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해 1사 만루에 몰렸다. 여기서 이대형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았다. 계속된 1사 2, 3루에서 마르테를 고의4구로 내보내고 김상현을 상대했는데, 제구가 되지 않았다. 김상현에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추가점을 내줬다. 김광현은 박경수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2사 만루에서 윤요섭에게 다시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아 6실점째를 기록했다.
결국 김광현은 2사 2, 3루에서 전유수로 교체됐다. 그러나 전유수가 첫 상대인 장성우에게 2타점짜리 좌중간 적시 2루타를 맞는 바람에 김광현의 자책점이 8점으로 불어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