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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두산 김현수의 전술적 가치는 극대화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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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두산은 울산에서 롯데와 원정경기를 준비 중이었다.

경기 전 두산의 연습시간. 베팅게이지에서 타격 훈련을 하던 김현수가 통증을 호소했다. 타격 도중 오른쪽 손바닥에 충격을 받았다.

경기 시작까지는 약 2시간 정도 남은 상황. 김현수는 부랴부랴 울산 중앙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았고, 다행히 특별한 부상은 없었다.

보고를 받은 김태형 감독은 선발 라인업을 고심하고 있었다. 김현수를 제외할 생각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곧바로 경기장에 돌아온 김현수는 김 감독에게 "감독님 죄송합니다. 통증이 없답니다. 뛰는데는 별 문제 없습니다"라고 씩 웃으면서 얘기했다. 그러자 김 감독은 "야 맹구(김현수의 별명) 감독 자꾸 바쁘게 만들래. 너 왜 그랬어(왜 통증이 있었냐는 뜻)"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자 김현수는 "타격을 잘 못해서 그렇습니다"라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결국 김현수는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전날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김현수의 타격감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날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27일 대구 삼성전을 준비하던 두산 김태형 감독은 3루수 위치에서 수비 연습하는 김현수를 가리키며 "정말 멘탈이 좋은 선수"라며 "발목이 성치 않은데도, 그런 것을 의식하지 않는다. 경기에만 집중하는 게 습관화된 선수"라고 했다.

김현수는 올 시즌 109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단, 2경기만을 결장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의식한 것은 아니다.

김현수는 2008년부터 매 시즌 120경기 이상을 뛰었다. 그만큼 뛰어난 내구력과 의지,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 역시 우여곡절이 많았다. 포스트 시즌의 부진으로 가슴앓이를 했던 날도 많았다. 2013년부터는 포스트 시즌에서 "나만 잘하면 된다. 목표는 민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라고 농담을 던지면서 심리적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갔다.

장타력과 컨택트 능력을 두고 혼선을 빚기도 했다. 넓은 잠실구장을 쓰는 두산. 때문에 컨택트에 초점을 맞춘 타격 메커니즘에 주력했다가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강한 타구를 날리는 게 목표"라며 2013년부터는 장타력과 컨택트 능력을 동시에 잡는 타격 메커니즘을 구축했다. 결국 공존이 쉽지 않은 장타력과 컨택트를 동시에 갖추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일단 그의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다. 김현수는 27일 현재 3할2푼1리, 17홈런, 9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김현수는 4번 타자에 포진해 있다. 외국인 선수 로메로의 부진때문에 마땅히 4번을 소화할 선수가 없다.

22일 kt전에서 결정적인 3점포를 쏘아올린 그는 26일 롯데전에서도 역시 팀 승리를 이끈 3점 홈런을 터뜨렸다. 타순 변화는 민감한 부분이다. 하지만 그는 적응력이 대단하다. 3번을 치나 4번을 치나 항상 한결같은 모습. 그는 항상 "4번째 타자일 뿐인데요. 뭐. 또 내가 못 치면 뒤에 (양)의지 형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요"라고 한다. 양의지는 5번 타자다.

김태형 감독은 "김현수가 3번을 칠 때 가장 위력적인 타선이 형성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4번을 치게 하고 있다. 그런데 워낙 잘한다"고 했다.

두산은 핵심 선수들이 잔 부상이 많다. 오재원은 골반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해 있는 상태. 민병헌과 김재호 역시 고군분투하고 있다. 잔부상으로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로메로는 부진하고, 홍성흔 역시 1군에 올라온 지 얼마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김현수만큼은 한결같다. 부담은 점점 더 늘어가고 있지만, 더욱 치열하게 소화하고 있다. 27일 삼성전에서도 몸에 맞는 볼, 중견수 희생플라이, 적시 2루타, 볼넷 등 다양한 루트로 4타점을 올렸다.

이제 김현수는 말할 필요가 없는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로 풀린다. 두산은 이미 잡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그라운드 안팎의 활약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