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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좋은 두산 외인타자 로메로, 애타는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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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외국인 타자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두산의 타선은 별다른 약점이 없다. 게다가 백업 자원도 풍부하다. 하지만 세밀하게 아쉬운 부분은 있다. 4번 타자를 할 마땅한 자원이 없다.

물론 김현수가 있다. 하지만 팀 입장에서는 김현수는 3번 자리에 위치하는 게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외국인 타자가 4번을 효율적으로 맡아준다는 가정 하에서 그렇다.

두산은 3루수 겸 4번 타자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찾았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선택했던 선수는 잭 루츠였다. 하지만 그는 부상이 많았다. 사실 시즌 전부터 부상을 안고 팀에 합류했다. 결국 시범경기부터 이상기류를 보이던 루츠는 결국 정규시즌 시작하자 마자 퇴출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그를 두고 '잭 후르츠'라는 달갑지 않은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 과일처럼 내구성이 좋지 않다는 의미였다

데이빈슨 로메로가 우여곡절 끝에 선택됐다.

미국 트리플 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안스에서 4번 타자를 맡고 있었던 선수였다. 뛰어난 장타력과 안정된 선구안을 겸비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두산에 합류한 초반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기본적으로 타구를 맞히는 자질이 있었다. 게다가 클리처 상황에서 강했다. 타율은 2할 중반대였지만, 매 경기 타점을 생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한국야구에 적응하는 기준인 100타수 이상을 소화하는 시점에서 폭발할 수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그의 인성이다. 매우 차분하면서도, 진중했다. 팀 동료들을 존중하면서도 팀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조용하면서도 성실한 모습에 두산 김태형 감독은 "기본적으로 자세가 좋다. 팀의 분위기에 보탬이 된다. 아직 한국야구에 적응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계속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그 시점에서는 당연히 그래야 했다.

그는 24일 현재 2할5푼7리, 10홈런, 4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기대치보다 밑도는 아쉬운 성적이다.

이미 200타수가 넘었다. 하지만 타율 자체가 매우 낮다. 게다가 기대했던 장타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타격폼 자체가 힘을 모으고 치는 스타일이 아니다. 타고난 힘 때문에 장타를 날리곤 하지만, 안정적이진 않다.

여전히 그는 진중한 성격을 지녔다. 최근 성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지만, 튀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두산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도 애가 탄다. 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최근 두산의 4번 타자는 김현수가 치고 있다. 로메로는 6번으로 내려갔다. 타격폼을 바꾸는 시도를 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조심스럽다. 부작용이 나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로메로가 올라올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