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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신인류' 구자욱, 승리 DNA를 날마다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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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는 2010년대 KBO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통합 4연패를 이뤘다. 그리고 올해 통합 5연패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자타공인 투타 최고의 전력이다.

삼성 야구는 명문 구단이 되기 위해 '장기 집권'이 필요하다. 타 구단에서 삼성을 견제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건 그들이 '현재' 이상으로 '미래'가 강력하기 때문이다.

올해 삼성 야구는 미래를 위한 확실한 동력을 발견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지난해 박해민을 발굴했고, 올해는 메가톤급 루키 구자욱을 키워냈다.

구자욱은 KBO리그에서 가장 '핫'한 영건이다. 주전급이 빼곡히 찬 삼성 스타팅에 혜성 처럼 등장해 올해 22일 현재 106경기에 출전, 타율 3할4푼8리, 10홈런, 51타점을 기록했다. 1루수, 3루수 등 수비 위치를 가리지 않고 출전하고 있다. 미모의 연예인과 한 차례 스캔들이 났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매서운 타격 솜씨를 보였다. 삼성 구단 안팎에서 "구자욱은 그동안 삼성 구단에 없었던 신인류 같다"고 말한다.

루키가 구자욱 처럼 첫 해에 이 정도 강한 인상을 주는 것은 쉽지 않다. 지난해 박해민의 등장도 신선했다. 그는 119경기에 출전, 타율 2할9푼7리, 31타점, 36도루를 기록했다. 빠른 발을 이용해 삼성의 '달리는 야구'를 완성시켰다. 박해민은 올해도 변함없이 삼성 야구에 공수주에서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타율 2할9푼6리, 33타점, 41도루를 기록 중이다.

22일 대구 롯데전에선 내야수 김재현이 3안타 3타점 2볼넷으로 맹활약해 부상으로 잠시 빠진 나바로의 공백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삼성은 이처럼 제2의 구자욱과 박해민을 꿈꾸는 선수들이 경산(클럽하우스 소재)에 수두룩하다. 지금 1군에도 포수 이흥련이 이지영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백상원 박찬도 최선호 등도 있다.

전문가들은 요즘 삼성 영건들의 공통점에 주목한다. 구자욱 박해민 처럼 공수주가 다 된다는 점이다. 삼성에서 타격만 좋다고 해서 기회를 주지 않는다. 류중일 감독은 발이 빠르고 수비가 되는 선수를 선호한다. 그 다음이 타격 재능이다. 이런 사령탑의 선호도가 2~3군에 제대로 하달돼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경산에서 콜업을 받아서 여기 대구로 오는 선수들은 엄청난 경쟁을 뚫고 올라오는 것이다.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다를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 1군에 부상자가 아니면 좀처럼 자리가 비지 않는다. 삼성 1군은 현재 타율 3할 타자가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수가 없다. 팀 타율과 득점권 타율이 동시에 3할을 넘고 있다. 따라서 1군 엔트리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이미 대단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 4번 타자 최형우의 얘기를 들어봤다. 그는 후배 구자욱과 박해민은 매일 같이 삼성 야구의 이기는 방법을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학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우리 후배들은 1군에서 기회를 얻는 게 어렵다. 대신 올라와서 자리를 잡으면 실패 확률은 다른 구단에 비해 낮다"면서 "매일 이기는 야구를 함께 하면 그게 몸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진다. 다른 구단에서 체험하기 어려운 걸 매일 보고 배우는 셈이다"고 말했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