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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스토리]사비들여 몸만든 '배구여제' 김연경 "올림픽 메달 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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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여제' 김연경(27·페네르바체)이 터키로 건너간 지 벌써 4년이 흘렀다. 2년차 때까지 모든 것이 힘들었다. 밥도 스스로 차려 먹어야 했고, 훈련장도 알아서 가야했다. 통역이 없는 것은 가장 큰 고역이었다. 그러나 3년차 때부터 주위 환경에 익숙해졌다. 생각의 전환을 가졌다. '유럽 시스템=프로'라는 개념을 정립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몸 관리는 스스로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도 진정한 프로의 자세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김연경은 6월 말 미국으로 날아갔다. 스스로 몸을 만들었다.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22일부터 일본에서 펼쳐질 2015년 월드컵 여자대회를 위한 준비도 겸했다. 김연경이 몸을 만든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에 위치한 'EXOS'라는 트레이닝센터였다. 'EXOS는 미국프로농구(NBA), 미국미식축구리그(NFL), 미국메이저리그(MLB) 등 다양한 종목의 엘리트 선수들을 대상으로 최적화된 운동 퍼포먼스 향상 프로그램 서비스 및 컨설팅을 제공하는 트레이닝 센터다. 애리조나 본사를 거점으로 미국 내 8개 지역뿐만 아니라 전세계 6개 대륙에 걸친 광범위한 트레이닝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김연경은 "몸만 살짝 만들고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갔는데 운동이 엄청 힘들더라.(웃음) 다리에 근육도 뭉치더라. 그러나 운동 시스템이 색달랐다. 나중에는 즐기면서 했다. 성취감이 좋았다"고 말했다.

3주 훈련 프로그램이었다. 재미교포 이창호 헤드코치를 중심으로 2주차 때는 미국 출신 브랜드 트레이너, 3주차 때는 일본 출신 가토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훈련을 진행했다. 부족했던 근육량을 증가 시키고 배구에 적합한 파워와 신체 밸런스를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김연경은 "지구력, 스피드, 점프 훈련을 하면서 '몸이 좋아지고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일본과 유럽에 있을 때 비 시즌 기간 무작정 놀았다. 그러나 너무 많이 쉬면 나중에 몸을 만들 때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 노하우가 생겼다. 전체적인 스케즐을 짜게 되더라. 그런 면에서 이번 트레이닝은 좋은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연경은 이번 트레이닝을 위해 사비를 들였다. 이렇게까지 신경을 쓴 이유는 바로 올림픽 메달에 대한 꿈 때문이다. 이미 프로선수로서는 모든 것을 이뤘다. 특히 지난 시즌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2011년 터키 진출 이후 처음으로 리그와 컵 대회를 우승했다. 게다가 리그 최우수선수(MVP), 최다 득점, 최고 스파이커 등 3관왕을 차지했다. 또 터키 슈퍼컵 우승에도 입맞춘 김연경은 또 다시 MVP에 올랐다. "이젠 타이틀을 다 가진 것 같다. 처음에는 나 때문에 우승을 못하나라는 생각에 부담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 3관왕을 하면서 부담을 덜었다." 이젠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 김연경에게 남은 숙제다. 그래서 이번 월드컵에 온 힘을 쏟을 예정이다. 월드컵은 최종순위 1, 2위 팀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권을 부여한다. 김연경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고 싶다. 아시안게임에선 목표를 달성했는데 세계대회에선 메달이 없다"며 웃었다.

끊임없는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리우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할 경우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다시 도전할 그림도 그리고 있다. 김연경은 "몸 관리를 잘한다면 도쿄올림픽까지 뛸 수 있을 것 같다. 아직까진 10년 더 배구를 하고싶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2017년이 되면 페네르바체와 계약이 만료된다. 김연경은 "새 시즌이 끝나면 재계약 협상을 해야 한다. 러시아, 브라질, 일본, 중국 등 다른 리그로의 이적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가 국내 여자프로배구에 다시 기여하고 싶다"며 현역의 마침표를 국내에서 찍고 싶다는 바람을 엿보였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