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슈퍼스타'의 탄생을 알리는 무대로 손색이 없었다. 연세대 2학년 가드 허 훈이 프로팀 격파의 선봉에 섰다.
연세대가 2015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SK를 격파하는 대파란을 일으켰다. 지난 2014~2015 프로농구 정규리그 3위를 차지했던 강팀 SK를 격파하며 8강전에 올랐다. 다음 상대는 프로리그 3연속 우승에 빛나는 '최강' 모비스다.
연세대는 18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96대84로 12점차 승리를 거뒀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허 훈이었다. 허 훈은 이날 25점, 7리바운드로 '차세대 슈퍼스타'로 손색없는 기량을 선보였다. 두 번째 주역은 센터 박인태. 박인태 역시 SK의 장신숲을 누비며 20득점-11리바운드의 더블더블 활약을 기록했다.
1쿼터는 예상대로 SK가 분위기를 주도했다. 김민수가 3점슛 1개를 포함해 11득점 2리바운드로 후배들의 기를 꺾었다. 이승준-이동준 형제도 함께 6득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연세대는 2쿼터부터 반격에 성공했다. 2쿼터에 허 훈과 천기범 등 가드진이 본격적으로 스피드를 올렸다. SK의 허술한 골밑 수비를 돌파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천기범은 3점슛 2개로 6점을 올렸다. 박인태도 가드진의 도움을 정확한 골밑슛으로 연결하며 7점을 올렸다. 결국 연세대는 2쿼터에 무려 28점을 기록하며 16점이 그친 SK를 압도했다. 승부는 여기서 갈렸다.
결국 전반을 47-38로 앞선 연대는 3쿼터에 분위기 반전을 노린 SK의 거센 반격을 막아냈다. SK는 3쿼터에 이현석이 3점포를 터트렸고, 김선형도 본격적으로 피치를 올렸다. 하지만 포스트 싸움에서 밀렸다. 박인태와 김진용이 골밑 돌파에 김민수 오용준 이동준 등 프로 무대에서 명성을 쌓은 선수들이 견디지 못했다. 그러나 3쿼터 3분40초경 연대 포워드 최준용이 5반칙 퇴장을 당하며 SK가 반격의 실마리를 잡았다. SK는 결국 김민수 등의 골밑 득점으로 54-56, 2점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연대는 빠른 속공 등을 앞세워 SK의 추격을 막아냈다. 더불어 4쿼터에 김민수가 5반직으로 퇴장당하며 희망이 살아졌다. 결국 SK는 허탈한 패배를 당했다. 이날 승리한 연대 은희석 감독은 "오늘 경기 전에 선수들에게 주눅들지 말고 패기있게 경기하라는 주문을 했는데, 선수들이 그런 모습을 보여줘 상당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비스와의 경기에서도 대학생다운 패기를 보여주겠다. 승패에 연연하지 말고 패기와 열정을 보인다면 오늘처럼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최다득점을 올린 허 훈은 "선배님들이 다소 방심하신 덕분에 이긴 것 같다. 아직 배울 게 많이 있는만큼 자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잠실학생체=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