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이 4인 경쟁체제로 교통정리를 했다.
삼성은 1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이승엽이 복귀하면서 외야 교통정리가 필요했다. 박한이 박해민 구자욱 등 3명이 외야에 우익수와 중견수 2자리를 놓고 다투게 된 것. 이승엽이 빠졌을 땐 이들을 모두 기용할 수 있었지만 이승엽이 지명타자로 돌아오면서 1명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류 감독은 이 3명에 1루수 채태인까지 묶어 경쟁을 시키기로 했다. 그리고 18일 두산전에 채태인을 빼고 구자욱을 1루수, 박해민을 중견수, 박한이를 우익수로 출전시켰다. 채태인은 지난 16일 포항 한화전서 자신이 친 타구에 왼쪽 무릎을 다치면서 빠졌고 아직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아 이날 벤치를 지키게 됐다.
류 감독은 경기전 "구자욱 박한이 박해민 채태인 중에서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기용하겠다"라고 밝혔다. 즉 박해민이 좋지 않을 땐 채태인이 1루로 들어가고 구자욱이 중견수, 박한이가 우익수를 맡고, 박한이가 안좋을 땐 채태인이 1루, 박해민이 중견수, 구자욱이 우익수로 들어가는 식이다.
류 감독은 "선수들의 몸상태는 물론, 상대 투수와 타자의 스윙 궤도가 맞는지, 전날 성적이 어땠는지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 라인업을 구성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중 가장 주전에 가장 안정적인 선수는 의외로 구자욱이다. 류 감독의 고민이었던 1번 타자로 맹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자욱은 지난달 5일 박한이가 빠진 1번자리에 나가면서부터 17일까지 31경기서 타율 3할7푼3리의 엄청난 활약을 보였다. 게다가 빠른 발을 이용해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류 감독은 구자욱이 빠지면 1번은 누가 치게 되는지 묻는 취재진에게 "구자욱을 왜 빼? 잘하고 있는데"라며 구자욱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이어 "구자욱이 내야와 외야 모두 수비가 나쁘지 않다"면서 다른 선수들이 빠지는 포지션에 기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해민은 빼어난 중견수 수비에 도루 (41개) 1위의 빠른 발이 강점이다. 류 감독은 박해민에 대해 "박해민이 테이블세터로서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선발로 나가게 되면 2번을 맡길 것"이라고 했다. 박한이와 채태인은 베테랑으로 안정된 수비와 클러치능력이 강점이다. 둘 다 올시즌 부상으로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주전 자리를 위해 싸워야 하지만 삼성으로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벤치에 앉아 있다가 대타로 나가더라도 다음 경기에 선발로 나가기 위해선 타석에서 집중할 수밖에 없다. 선발로 나간 선수들 역시 최선을 다해벤치로 빠지지 않게 해야한다. 류 감독은 "올해 대타감이 별로 없었는데 1명이 빠지게 되니 대타도 강해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