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함께 뛰는 게 신기하다."
SK 나이츠 이승준(37)-이동준(35) 형제가 첫 공식 경기서 긍정적인 호흡을 보여주었다. 둘은 지난 2014~2015시즌을 마치고 SK로 모였다. 이승준은 동부에서, 이동준은 삼성에서 이적했다. 전문가들은 "형제가 한 팀에서 뛰는 것이 좋은 팀 경기력으로 이어지기가 어렵다"고 전망했었다. 둘다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이 떨어지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승준-동준 형제는 1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LG 세이커스와의 2015 프로-아마 최강전서 동반 출전했다. 형제는 21득점, 14리바운드를 합작했다. 형 이승준은 25분47초를 뛰면서 14득점, 5리바운드, 동생 이동준은 17분39초 동안 7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승준은 골밑 플레이 뿐 아니라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속공에도 가담, 득점했다. SK 가드 김선형과의 호흡도 나쁘지 않았다. 이동준은 삼성 시절과는 달리 골밑에서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했다. 둘은 경기 중간에도 서로의 움직임에 대해 얘기를 주고받기도 했다.
지난 시즌 수술 이후 재활 치료로 단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한 이승준은 "첫 경기라 흥분됐다. 이겨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동준은 "우리 형제는 SK 수비 시스템을 잘 배워야 한다. 수비가 안 되면 같이 뛸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문경은 감독은 "주변에선 승준이와 동준이를 같이 쓰면 안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 안 한다. 그 선수들이 단점을 갖고 있지만 1초를 뛰더라도 최선을 다하도록 만들면 오늘 같은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감독과 전희철 SK 코치는 두 선수들의 단점을 고치기 위해 끊임없이 잔소리를 해왔다.
형제가 매끄럽게 팀 플레이에 녹아든 SK는 LG를 여유있게 90대73으로 제압, 18일 연세대와 두번째 경기를 갖게 됐다.
SK는 경기를 압도했다. 내외곽에서 경기를 매끄럽게 풀어냈다. 골밑에서 장신 센터 사이먼(2m3)이 정확한 2점슛으로 공격을 풀어주었다. 문경은 감독은 이승준 김민수 박승리 이동준을 골고루 투입하면서 여러 조합을 실험했다. 슈터 오용준은 3점슛(2개 성공)을 담당했다. 단신 외국인 스펜서(1m87)는 슈팅 가드를 맡았다. 스펜서는 외곽슛 뿐 아니라 골밑 돌파도 시도했다.
LG는 2쿼터 초반 길렌워터가 4반칙으로 파울 트러블에 걸린게 아쉬웠다. 대신 단신 외국인 선수 볼딘(1m91)이 28분37초를 뛰면서 23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볼딘은 SK 스펜서와의 매치업에서 밀리지 않았다. 슈팅은 정확했고, 개인기를 이용한 공간 돌파도 빨랐다.
KCC는 양희종 오세근 강병현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KGC를 89대74로 제압했다 KCC는 18일 2회전에서 경희대와 맞대결한다.
KCC 단신 외국인 선수 안드레 에미트(1m91)는 국내 첫 공식 경기에서 더블 더블(35득점 13리바운드 4어시스트)을 기록,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개인 기량이 출중했다. 중거리슛이 정확했고, 움직임이 매우 빨랐다. 동료들을 살리는 지능적인 플레이도 좋았다. 히카르도 포웰, 김태술 등과 매끄러운 콤비 플레이도 보여주었다. 또 적극적으로 리바운드를 잡았다.
지난 시즌까지 전자랜드 주장을 맡았고 이번 시즌 KCC 지명을 받은 포웰도 19득점 6리바운드 1어시스트로 자기 몫을 했다. 포웰은 토종 센터 하승진(2m21)을 활용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가드 전태풍 김태술과의 호흡도 나쁘지 않았다.
오리온스는 애런 헤인즈(29득점)와 조 잭슨(18득점)의 맹활약으로 삼성을 87대65로 꺾고 2회전에서 중앙대와 만나게 됐다.
잠실학생체=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