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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로저스, 삼성을 맞아서도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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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의 '지저스' 로저스가 포항에서 맞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도 호투를 이어갔다. 8회 많은 투구수를 기록하며 강판돼 완투를 하지는 못했지만 직구와 변화구의 변화무쌍한 피칭으로 삼성 타자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두번 연속 4일 휴식후 등판이라 직구 구속이 이전 LG전(6일)과 kt전(11일)처럼 150㎞ 중반까지 오르진 않고 150㎞ 내외를 기록했지만 슬라이더와 커브, 투심, 체인지업 등 변화구와 적절하게 섞었다.

1회말 선두 구자욱을 초구에 유격수앞 땅볼로 처리한 로저스는 2번 박해민은 152㎞의 빠른 직구에 이은 126㎞의 뚝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같은 동네 형-동생으로 지냈던 나바로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11개의 공으로 1회를 마쳤다.

2회말 선취점을 내줬지만 실점을 최소화시켰다. 4번 최형우는 빠른 공 2개로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박석민에겐 풀카운트 승부끝에 볼넷을 허용했고 6번 채태인에게 볼카운트 2B2S에서 132㎞의 변화구가 가운데로 몰리며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1루주자 박석민이 3루까지 갔고 공이 3루로 중계되는 사이 채태인도 2루까지 달려 1사 2,3루가 됐다. 7번 박한이에게 연속 3개의 직구를 던져 유격수앞 땅볼을 유도했고 그사이 3루주자가 홈을 밟았다. 2사 3루서 8번 이지영에게 초구 152㎞의 빠른 직구를 몸쪽으로 던져 3루수앞 땅볼로 처리.

삼성 타자들이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나오자 로저스는 더욱 변화구 위주의 피칭으로 삼성 타선을 교란시켰다. 150㎞ 초반의 빠른 직구는 파울을 유도하기 위한 공이었고, 대부분 슬라이더와 커브로 카운트를 잡거나 유인하며 삼성 타자를 괴롭혔다. 위기가 올 땐 빠른 공으로 윽박지르며 위기를 탈출했다.

3회말엔 2사후 박해민에게 볼넷에 이어 도루로 2루까지 허용했지만 나바로를 2루수앞 땅볼로 아웃시켰다. 4회말엔 선두 최형우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5번 박석민을 풀카운트 승부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2루로 뛴 최형우도 잡아냈다. 투구수가 90개를 넘긴 7회말 선두 박석민을 몸에 맞는 공, 6번 박찬도를 볼넷으로 출루시켜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박한이에게 152㎞의 빠른 직구를 3개 연속 뿌리며 3루수앞 병살타로 잡는 위기 관리능력을 보였다.

7회까지 105개의 공을 뿌렸지만 로저스는 8회말에도 나왔다. 선두 9번 김상수가 139㎞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쳤지만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되며 로저스의 호투가 이어질 것처럼 보였지만 로저스는 힘이 떨어졌고 삼성 타자들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구자욱이 빠르지만 제구가 안된 빠른 볼을 잘 골라 볼넷으로 출루했고, 2번 박해민은 150㎞의 빠른 공을 가볍게 쳐 중전안타로 만들었다. 1사 1,3루. 로저스는 120개의 공을 던졌지만 교체 사인은 나오지 않았다. 나바로가 볼카운트 2S에서 3구째 143㎞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받아쳐 1타점 우전안타로 연결했다. 4번 최형우 타석이 되자 한화 김성근 감독은 123개를 던진 로저스를 내리고 권 혁을 투입했다. 아쉽게도 권 혁은 로저스가 내준 주자를 모두 득점하게 만들어 로저스의 실점은 4점으로 늘어났다.

로저스가 이날 던진 123개의 공 중 직구는 47개로 38.2%에 불과했다. 120㎞대의 커브가 33개, 최고 143㎞의 슬라이더가 29개였다. 투심(8개)과 체인지업(6개)도 섞었다. 아무래도 삼성 강타선을 요리하기 위해 유인구를 많이 던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7⅓이닝 동안 5안타, 4사구 6개로 4실점. 7회까지 보여준 그의 투구는 분명 그가 왜 팬들로부터 '지저스'라는 별명을 얻었는지 확실히 보여줬다. 포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