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김태희가 깨어났다.
13일 방송된 SBS 수목극 '용팔이'에서는 여진(김태희)과 태현(주원)이 이과장(정운인)에 의해 만나게 되는 장면이 그려졌다. 태현은 여진의 상태가 코마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누군가에 의해 잠자게 됐다는 것을 알고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도준(조현재)의 부인 채영(채정안)과 첫 만남을 가졌고, 병원에 입원한 조폭 두목 두철(송경철)과도 다시 만났다. 특히 마지막에는 사채업자와 통화를 하던 당시 여진이 "그 돈, 내가 줄까?"라고 한 말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이 장면은 21.1%의 순간 최고 시청률을 기록, 최고의 1분으로 꼽히기도 했다.
'용팔이'의 시청률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다. 전회보다 1.8% 포인트 상승한 16.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방송되는 KBS2 '어셈블리'(4.7%), MBC '밤을 걷는 선비'(7.4%)를 제친 것은 물론 2015년 방송된 지상파 수목극 최고 시청률도 하루 만에 재경신 했다. 또 남녀시청자 전층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 하다. 40대 남성시청자층에서 40%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10대 여성층 47%, 20대 여성층 44%, 40대 여성층 40%를 끌어들이고 있다. 덕분에 광고주들의 주요 판단 지표인 '2049' 시청률에서도 이날 방영된 프로그램 중 최고 수치이자 자체 최고인 7.2%를기록하며 4회 연속 광고 완판을 이뤄낼 수 있었다.
그러나 복병이 있다. 바로 김태희다.
김태희는 4회까지 말 그대로 누워만 있었다. 이제까지의 시청률을 끌고 온 것은 주원 혼자의 힘이다. '주원과 의사 가움의 만남은 언제나 옳다'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김태희는 너무나 예쁜 얼굴로 병상에 누워있었다. 연기력 논란이 불거지기도 민망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5회부터는 그를 둘러싼 에피소드들이 대거 전개될 예정이다. 김태희가 잠자는 병원의 공주에서 자신을 이런 상태에 빠트린 이들을 벌하기 위한 복수의 화신으로 돌아온다는 것. 과연 이 연기를 소화할 수 있을까.
김태희와 연기력은 언제나 동떨어진 존재로 구분됐다. 이런 선입견이 가득한 상황에서 김태희가 '미친 연기력'을 보여주지 않는 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긴 어렵다. 실제로 "그 돈, 내가 줄까"라는 대사 한 마디가 나가자마자 파장이 일었다. 시청자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태희 발연기 시작'이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줄을 이었고, 그나마 김태희를 응원하는 사람들조차 '연기력이 아닌 비주얼을 보기 위해 보는데 무슨 지적'이라는 정도의 편들기다. 그 짧은 대사 한 마디에도 벌써 혹평이 쏟아지고 있는데 앞으로의 일은 공포에 가깝다.
더욱이 경쟁작들은 배우들의 명품 연기로 하루하루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밤을 걷는 선비'의 이유비나 김소은은 그렇다 치더라도 '어셈블리'의 송윤아는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톱 여배우라는 점에서 비교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송윤아는 그동안의 휴식기 동안 맺힌 한을 풀어버리겠다는 듯 몰입도 100%를 자랑하는 연기력을 뽐내고 있다. 과연 김태희가 그에 맞서는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다된 주원에 김태희 뿌리기'를 걱정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김태희는 가만히 있어도 화보가 되니 대사는 가급적 줄여줬으면', '정말 예쁜데 주원 발목 잡지 않길', '이번에도 동공 연기는 아니겠지'라는 등 쓴소리를 내고 있다.
'용팔이'는 매주 수,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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