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두산은 4연승 이상이 없다. 그렇다고 연패가 길지도 않다. 4연패 이상도 없다.
한마디로 무색무취다. 57승44패, 2위 NC에 1게임 차 뒤진 3위다. 괜찮은 성적이지만, 팀 전력을 고려하면 약간의 아쉬움도 남는다.
두산의 연승과 연패가 없는 것은 여러가지 복합적 요인이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선발과 중간계투진의 편차 때문이다. 리그 최고 수준의 선발 로테이션을 가지고 있다. 다승 1위 유희관을 비롯해 장원준 허준혁 스와잭 그리고 어깨부상에서 돌아온 니퍼트가 있다. 반면 중간계투진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1점 싸움에서는 많이 취약하다.
여기에 강한 타격과 수비가 결합된다. 결국 연승을 이어가기 쉽지 않은 약한 뒷문이 있다. 연패에 빠질 때면 선발진이 적절히 차단한다. 때문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해도 다음날 예상을 뒤엎고 승리를 거두는 경우가 많다.
또, 선발 로테이션에 엇박자가 난다. 최근 두산은 10경기에서 5승5패.
니퍼트가 돌아왔다. 하지만 어깨부상의 후유증으로 12일 KIA전에서 3⅓이닝 6피안타 7실점으로 무너졌다. 선발 로테이션에 적신호가 켜지는 듯 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유희관마저 발목부상이 도지면서 10일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13일 난적 NC와의 경기에서는 그동안 부진했던 스와잭이 8⅓이닝 1실점으로 눈부신 호투를 하면서 승리를 거뒀다.
위기를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가 있지만, 이런 엇박자는 다소 아쉽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시즌 초, 중반 매우 조심스러운 행보를 했다. 특히 투수진의 기용에서 그랬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시즌 전 마무리에 내정됐던 노경은의 부상 이탈과 필승계투조의 핵심 김강률이 다쳤다. 때문에 시즌 초반 중간계투진은 계산이 서지 않았다. 결국 무리한 승부수를 띄울 경우 부작용이 나올 가능성이 높았다. 144경기라는 장기 레이스를 감안하면 더욱 그랬다.
결국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아직도 두산의 투수진은 정리되지 않았다. 니퍼트가 돌아오면서 두산은 본격적으로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니퍼트는 부진하다. 여전히 정상 구위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2~3게임 정도 더 두고 봐야 한다. 여기에 유희관 역시 잠시 이탈해 있다.
선발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간다는 가정 하에 두산의 필승계투진 시스템은 확립될 수 있다.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포스트 시즌에서 좀 더 효과적으로 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팀이건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목표로 한다. 두산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어마어마한 어드밴티지. 그리고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두산이 1위 삼성과의 격차가 멀어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시즌 막판 연승이 필요하다. 전제조건은 투수진의 시스템에 확립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도 두산은 약간 혼란스럽다. 스와잭의 호투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