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지난 9일 렛츠런파크부산경남 제4경주로 펼쳐진 트리플나인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그때 김영관 조교사의 얼굴에는 호쾌한 웃음이 가득했다. 지난 6월부터 이어진 5개 대상경주중 4개 경주의 우승, 한국 경마사상 11년 5개월만에 최단기간 800승을 동시에 달성한 순간이었다.
지난 4월 KRA컵마일 대상경주와 코리안더비와 뚝섬배 등 3개 메이져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놓쳐 김영관의 올해 상반기는 대상경주의 우승없이 지나가는 듯 했다. 그러나 6월21일 코리안오크스배와 대상경주(부산광역시장배)를 동시에 석권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7월 12일 대상경주(국제신문배)에서는 숨고르기를 했으나, 곧이어 벌어진 7월19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와 대상경주(경남도민일보배)를 연거푸 우승하며 진가를 떨쳤다.
김영관은 '한국판 백락' '기록의 사나이' '역대 최강 조교사' 등의 수식어를 달고 있다. 현재 800승대 성적을 올리고 있는 조교사는 신우철(서울·1144승) 김양선(서울·865승)과 하재흥(서울·864승) 세 명 뿐이다. 하지만 이들이 1983년 데뷔해 30여년 만에 800승 고지에 오른 반면, 김영관은 불과 11년 만에 대기록 달성에 골인했다. 총 3787차례 경주서 800승에 2위 502차례로 승률 21.1%, 복승률 34.4%, 통산 수득상금 389억원, 대상경주 27회 우승 등 그간 써온 전적도 돋보인다.
800승 고지에 오른 김영관의 목표는 9월 오너스컵, 11월 브리더스컵 제패로 '슈퍼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루는 것이다. 올해 서울-부경 통합 대회는 13회(서울 7회·부경 6회) 열린다. 그동안 한 해 7차례 대회에서 우승한 조교사가 없었다. 김영관이 두 대회를 석권하면 사상 처음으로 기록 달성에 성공한다.
김영관은 "기록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다만 국내경마가 해외에서도 통하는 경마를 해보고 싶다. 올해 싱가포르국제대회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으나 가능성을 보고 왔다"며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싱가포르 경마대회에 입상하여 한국경마의 국제 위상을 드높이는데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