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는 올 시즌 명실상부한 최고의 타자다.
3할8푼3리, 37홈런, 105타점, 29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30-30 달성은 떼논 당상이다.
더 나아가 40-40이 거론되고 있다. 프로야구 역사상 단 한 명도 달성한 적이 없는 전인미답의 기록이다.
1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김경문 감독은 "40-40도 좋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40경기를 부상없이 뛰는 게 가장 바라는 것"이라고 했다.
테임즈가 40-40을 노린다면 산술적으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그는 최고 수준의 타격과 함께 빠른 주력을 갖춘 선수다. OPS가 무려 1.312다. 그만큼 많이 출루한다. 그의 출루율은 4할9푼5리다.
당연히 도루할 수 있는 기회가 자연스럽게 많아진다.
13일 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테임즈는 도루를 약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뛰지 말라는 사인을 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팀의 4번 타자로서 부상에 대한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그라운드에서는 감독과 선수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일상 다반사다. 선수 입장에서는 개인기록이 매우 중요하지만, 팀 입장에서 독이 되는 경우가 있다. 김 감독은 13일 경기를 복기하면서 "스와잭이 9회에도 올라왔는데, 한 타자만을 상대한 뒤 내려갔다. 두산 벤치에서 왜 그랬겠나"라고 반문했다. 당시 스와잭은 112개의 한계투구수를 꽉 채운 상태. 한국 무대 입성 후 가장 많은 이닝과 투구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는 "예전 외국인 투수 마야가 노히트 노런을 달성한 뒤 곧바로 부진에 빠졌다"며 "무리를 하게 되면 당연히 부작용이 온다. 하지만 당시 마야의 경우 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테임즈도 마찬가지다. 40-40을 달성하는 것은 좋지만, 거기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시키는 것도 팀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게다가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4번 타자다. 김 감독이 강조한 '40-40보다 40게임을 부상없이 소화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