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6시즌 유벤투스의 10번은 폴 포그바(23)로 결정됐다. '맨유 7번'보다 더욱 유서깊은 '축구천재(phenomenon)'들의 등번호가 포그바에게 주어진 것이다.
유벤투스는 6일(한국 시각) "공석이었던 10번의 주인은 포그바"라고 공식 발표했다.
50년대 유벤투스의 주장 욘 한센으로부터 시작된 10번의 계보는 지암페트로 보니페르티와 오마르 시보리, 파비오 카펠로로 이어졌다. 특히 시보리는 1961년 팀 역사상 최초의 발롱도르 수상자로, 현란한 드리블이 돋보이는 선수였다. 뒤를 이은 미셸 플라티니는 '역사상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꼽힌다. 그는 3년 연속 발롱도르(1983, 84, 85)와 세리에A 득점왕을 차지했고, 팀 역사상 첫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챔스 득점왕까지 휩쓸며 전설이 됐다.
10번은 이후 이탈리아 축구를 대표하는 '판타지스타' 로베르토 바조와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로 이어졌다. 창조적인 테크닉과 빼어난 킥력이 돋보였던 두 수퍼스타는 오랫동안 이탈리아 축구팬들을 즐겁게 했다. 이들은 '유벤투스의 10번은 곧 아주리 군단의 10번'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델 피에로 이후 1년간 공석이었던 10번은 카를로스 테베스에게 이어졌고, 올해부터는 포그바가 달고 뛴다.
안드레아 아넬리 회장은 "유벤투스의 10번은 특별한 천재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7일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은 "포그바 스스로 10번을 원했다. 그는 번호에 걸맞는 책임감을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해온 포그바는 올시즌 등번호에 걸맞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배치. 새로운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포그바는 지난 몇년간 떠들썩한 이적설에 시달려왔다. 전 유럽이 그를 원했고, 막대한 이적료가 오갔다. 하지만 포그바는 유벤투스에 남았고, 등번호 10번을 달게 되면서 진정한 유벤투스의 대표 선수로 자리잡게 됐다. 올시즌 축구팬들은 포그바가 과연 이적료 1억 유로(약 1275억원)과 '유벤투스 10번'에 어울리는 인재인지 확인하게 될 것이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