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현석은 이제 '불꽃'이 됐다. 그라운드에 서 있는 것만으로 팬들은 가슴벅찬 감동을 공유하고, 동료들은 뜨거움으로 자극받는다.
정현석의 방망이가 거침없다. 지난 5일 인천 SK전에서 344일만에 위암투병을 마치고 복귀하자마자 2안타 1타점을 올렸다. 지난 6일에도 5타수 2안타 2득점 활약. 7일에도 정현석은 타올랐다. 1회 첫타석에서 1타점 좌전안타, 6회 우전안타, 8회 투수 강습안타에 이은 전력질주 득점까지. 5타수 3안타. 복귀 후 3경기 연속 멀티안타다. 이날 팀은 비록 5대6으로 연장에서 패했지만 정현석의 존재는 5위 다툼을 이어가는 한화로선 큰 호재다.
김성근 감독은 7일 경기전 "사실 정현석을 보고 깜짝 놀랐다. 최근 1군에 합류하자마자 타격폼을 봤는데 지난해 11월 마무리 훈련을 마치기 5일전에 완성한 새로운 타격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수술과 투병, 재활까지 힘든 시간속에서도 훈련과 복귀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음을 알수 있었다.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석은 위암 수술로 위를 3분의 2 정도 절제한 상태다. 이 역시도 강한 본인의사로 이뤄졌다. 혹시 재발할지도 몰라 부분 절제를 권하는 의료진에게 확실하게 부위를 절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그만큼 그라운드 복귀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타격 뿐만 아니다. 김 감독은 "우익수 수비를 참 잘해준다. 안정감이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우선은 정현석을 5번 타순에 고정시킬 생각"이라고 했다. 정근우가 부상중인 이용규를 대신해 1번을 맡고, 정현석이 김태균의 뒤를 받치면서 라인업에 힘이 생기고 있다. 금지약물 복용으로 30경기 출전정지를 받은 최진행이 복귀하면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르면 9일부터 최진행은 팀합류가 가능하다. 최진행은 지난 5월 도핑테스트에서 금지 약물에 해당하는 스타노조롤(stanozolol)이 검출됐다. 30경기 출장 정지에 한화는 제재금 2000만원을 부과했다. 정현석의 합류는 5위싸움을 하고 있는 한화로선 천군만마다. 그것도 가장 힘든시기에 가장 드라마틱하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