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투수 에스밀 로저스(29)가 한번의 등판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로저스는 6일 LG전에서 9이닝 동안 3안타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외국인투수 첫 데뷔전 완투승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7일 "로저스는 첫 인상부터 달랐다. 밝게 인사하며 '감독의 지시사항이 뭐냐'고 부터 물어왔다. 뉴욕양키스가 명문구단이 맞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가 지켜야할 기본 본분 등을 제대로 교육받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로저스는 1회부터 9회까지 투구가 일정했다. 스스로 힘조절도 잘했다. 어제 경기에선 8회에 본인이 더 던지겠다고 하더라. 115개 까지는 던지겠다고 했다(로저스는 6일 116개를 던졌다). 바꾸려고 했고, 투수코치에서 교체의사를 전달했는데 본인이 던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볼스피드 변화등을 유심히 지켜봤는데 전혀 힘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야수들의 호수비에 대해서도 "좋은 투수가 좋은 야수를 만든다. 템포가 빠르고 코너워크가 좋기 때문에 야수들은 포수의 사인을 통해 미리 타구 방향을 예측할 수 있었다. 좋은 호수비는 좋은 피칭과 맞물려 돌아간다"고 했다. 로저스의 피칭 변화에 대해서도 눈여겨 봤던 사실을 털어놨다. 김 감독은 "메이저리그 뉴욕양키스에 있을 때는 변화구를 많이 던지지 않았다. 중간 투수로 나와서 빠른볼 위주로 피칭했다. 트리플A에 내려와서는 변화구 구사율이 많았다. 떨어지는 각이 좋았다. 구해다 본 비디오 영상 그대로였다. 간결한 투구폼도 마음에 든다. 재미있는 볼을 던진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도중 양상문 LG감독이 김성근 감독의 방을 인사차 찾았다. 양 감독은 "좋은 투수를 데려왔더군요"라며 전날 로저스의 피칭을 언급했다. 김 감독은 "석달 걸려서 데려온 선수다. 오늘 빌려줄까?"라며 농담을 건넸다. 양 감독은 "오늘도 던질 수 있겠던데요"라며 웃었다. 양 감독은 "저 정도 투수라면 석달 기다린 보람이 있다"고 했다. 상대지만 구위에 대해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