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선수들이 얘기하는 것을 동료들에게 바로 얘기해줬죠."
강유미는 4일 한-일전에서 다소 부진한 플레이를 펼쳤다. 1일 중국전에서 워낙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상대적으로 부진이 도드라져 보였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에 보탬이 됐다. 재일교포 3세인 강유미는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한국어만큼이나 일본어가 뛰어나다. 강유미는 경기 중 일본 선수들이 의사소통하는 것을 동료들에게 전달해줬다. 강유미는 "앞으로 간다. 위로 간다 등 어떻게 하자는 것이 다 들려서 동료들에게 바로 바로 전달했다"고 했다. 스파이 역할을 한 셈이다. 그러나 오래가지는 못했다. 이날 일본의 주장으로 나선 다나카 아스나는 기본적인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선수였다. 강유미는 "다나카가 내가 일본의 전술 지시를 알아듣고 전하는 것을 알게 됐다. 크게 소리 치지 말라고 외치더라"고 웃었다.
강유미에게 이번 한-일전 승리는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이번 한-일전이 한국 대표 선수가 된 후 첫 한-일전이었다. 그런 한-일전에서 강유미는 승리라는 엄청난 선물까지 얻었다. 체력적으로 엄청나게 부담되는 상황이었지만 달리고 또 달렸다. 강유미는 마지막으로 언니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강유미는 "중국전 때문에 근육이 올라오고 쥐나고 회복 안됐다. 그런데 88언니들이 우리 구해줬다. 진짜 힘들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힘들어서 못뛰는 정도였는데 소현 언니, 가을언니가 우리를 구해줬다"고 웃었다.
우한(중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