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식 대전 감독은 'K리그의 여름'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
지난 6월 난파한 대전의 선장으로 취임했다. 올림픽대표팀 코치직,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신화의 꿈을 과감하게 내던졌다. 현역시절 '테크니션'으로 불렸던 K리그 그라운드를 향한 향수였다. 하지만 야망은 곧 그늘이 됐다. 데뷔전이었던 6월 3일 수원전부터 7월 26일까지 11경기서 3무8패에 그쳤다. 7월 한 달 간 전패(5패) 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반전'을 노래했다. "추가 선수 등록 기간 동안 새로운 선수들을 데려올 것이다. 지금은 시련이지만 후반기에는 분명히 반등할 것이다. 11월 시즌 마감 테이프를 끊을 때 (클래식 잔류라는) 결과로 보여주겠다."
최 감독은 호언장담을 실천으로 옮겼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K리그 선수 추가등록 결과, 대전은 클래식과 챌린지(2부리그) 통틀어 가장 많은 11명을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수 추가등록 기간은 말 그대로 '긴급처방'이다. 대부분의 팀들이 시즌 전 한 해 농사를 위한 준비를 마친다. 전반기를 보낸 뒤 보완할 부분이 필요하면 2~3명 정도를 영입하는 선에서 그친다. 하지만 대전은 11명을 영입한 것 뿐만 아니라 임대와 이적, 계약해지 등 방출 선수 숫자도 11명으로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이쯤되면 새판짜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선택은 거침이 없었다. 지난해 챌린지서 27골을 쏘아 올린 주포 아드리아노를 FC서울로 보냈다. 아드리아노의 존재감은 컸지만, 최 감독이 그리는 새 그림과는 맞지 않았다. 서로 윈-윈 하는 길을 택했다. 아드리아노 외에도 송주한 등 기존 주축 선수들을 내보내며 방을 비웠다. 대신 울산의 기대주 고민혁을 비롯해 완델손 하피냐와 임대 계약을 맺었다. 또 자유계약(FA) 신분이던 이현승과 실바를 데려왔고, 경남에서 활약 중이던 한의권도 새 식구로 맞아들였다. 최 감독이 올림픽대표팀 코치 시절 눈여겨 봤던 선수들이 대전으로 모여들었다. 외국인 선수 숫자도 아시아쿼터(아시아축구연맹 회원국 선수 1명 추가 등록)까지 채우면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포지션 별 알짜배기들이 모였다는 평가다. 대전 구단 관계자는 "구단 여건 내에서 감독이 원하는 부분을 최대한 들어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클래식은 2015년 동아시안컵을 전후해 2주 간의 휴식기다. 그러나 대전은 쉴틈이 없다. 최 감독은 2015년 동아시안컵 기간 동안 주어지는 리그 휴식기 동안 강도 높은 훈련으로 조직력과 전술을 가다듬고 있다. 새판을 짠 대전의 후반기가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