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시즌 내내 특타를 하는 팀이다. 28~30일 원정 3연전 기간에도 잠실구장 근처 경기고에서 특타를 했다.
역시 방점은 백업 선수들에게 찍힌다. 강경학, 신성현, 정범모, 송주호, 주현상, 이성열, 황선일 등이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1대1 레슨을 받았다.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은 이용규가 29일 특타 멤버에 포함됐지만 경기 중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30일 훈련에서는 빠졌다.
하지만 기대만큼 특타 효과는 없는 듯하다. 번번이 하위 타선에서 찬스가 끊기는 현상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30일 경기가 대표적이다. 빅이닝 기회에서 7~9번은 침묵했다. 장운호, 주현상, 신성현의 방망이는 끝내 터지지 않았다. 7번 장운호는 5타수 무안타 3삼진, 8번 주현상 4타수 무안타 3삼진, 9번 신성현이 2타수 무안타 2볼넷이다.
한화는 이날 5대2로 이기긴 했다. 0-2로 뒤지던 6회 무사 만루에서 5번 김경언이 2타점짜리 중전 적시타를 폭발했다. 2-2이던 7회 2사 만루에서도 김경언은 우전 안타로 주전 2명을 불러 들였다. 부상 복귀 후에도 여전한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그는 시즌 두 번째 4타점 경기를 했다. 엄청난 존재감이다.
그런데 팀 입장에서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6회 충분히 승기를 잡을 수 있었지만, 허무하게 놓치며 힘든 싸움을 한 탓이다. 김경언의 적시타가 나와 동점이 된 당시 상황을 보자. 아웃카운트 없이 주자는 여전히 1,2루에 있었다. 타석에는 6번 조인성. 초구 번트에 실패했지만 2구째 페이크 번트 앤 슬래쉬 작전을 완벽히 소화하며 주자를 1베이스씩 보냈다. 타석에는 장운호. 마운드에 선 윤명준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흔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장운호는 초구 직구에 헛스윙, 2구째 직구에도 헛스윙을 했고, 풀카운트에서 바깥쪽 커브에 다시 한 번 헛스윙 하며 고개를 떨궜다. 2S를 먼저 잡은 두산 배터리는 높은 공을 유인구로 던진 뒤 집요하게 바깥쪽 승부를 했는데, 타자가 꼬이는 투구에 그대로 넘어갔다. 이에 앞서 장운호는 2회와 5회에도 두산 선발 허준혁의 유인구에도 철저히 당했다. 첫 타석에서 바깥쪽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 두 번재 타석에서는 131㎞ 직구에 헛방망이질을 했다.
후속 타자 주현상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장운호의 삼진으로 계속된 6회 2사 만루에서 주현상은 5구째 바깥쪽 슬라이더에 헛스윙을 했다. 2회 중견수 플라이, 5회 삼진을 당한 뒤 세 번째 타석에서도 제 몫을 못했다. 이날 주현상의 삼진 개수도 장운호와 같은 3개.
그나마 신성현이 9번 타자 다운 플레이를 했다. 안타는 없었지만 두 차례 볼넷으로 출루하며 상위 타선에 찬스를 이어줬다. 상대 투수의 투구수도 늘려주며 밥 값을 했다.
이처럼 한화는 올 시즌 하위 타선의 침묵이 심각한 편이다. 92경기에서 7~9번 타율이 2할2푼9리로 꼴찌다. 7월 한 달 간은 2할1푼6리로 더 나쁘다. 이 기간 넥센은 3할3푼7리, kt는 3할2푼8리나 된다. 두산도 3할3리, 삼성이 2할9푼6리로 그 뒤다. 한화는 김경언이 가세한 중심 타선의 7월 타율이 3할4푼3리로 1위이지만, 찬스가 하위 타선으로 이어지면 뚝뚝 끊긴다. 숨기고 싶은 아킬레스건이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