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의 아시아 왕좌 탈환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이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믄용관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31일(한국시각)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체육관에서 벌어진 제18회 아시아선수권 조별예선 1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0(25-19, 25-17, 29-27)으로 오만을 완파했다.
이날 승리는 예상된 결과였다. 오만은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 138위로 한국(16위)에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참 뒤진 팀이었다. 역시 오만은 한국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조직력과 높이에서 한국을 뛰어넘지 못했다.
한국은 1세트 초반 선수들의 몸이 다소 무거워보였다. 잦은 상대 범실 덕분에 간신히 리드를 이어갔다. 승부는 13-13으로 팽팽히 맞서던 상황에서 한국 쪽으로 기울었다. 역시 상대의 계속된 공격 실패와 범실의 도움을 받았다. 이후 서재덕과 곽승석의 공격 성공까지 더해져 19-14로 앞서갔다. 한국은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21-17로 앞선 상황에선 센터 최민호의 원맨 블로킹 성공으로 기세를 몰아갔다. 이어 한국은 오만의 서브 리시브 불안으로 손쉽게 1세트를 따냈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한국은 2세트 초반 위기가 찾아왔다. 그러나 최민호와 지태환의 연속 속공이 살아나면서 리드를 빼앗았고, 상대 범실과 서재덕의 공격 성공으로 8-6으로 앞서나갔다. 이후 공격력이 폭발했다. 특히 14-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서재덕의 3연속 서브 에이스로 오만의 기세를 완전히 꺾어버렸다. 문 감독은 선수들을 골고루 활용하며 경기 감각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2세트 중반 이후 세터 권영민을 이민규로 교체해 권영민의 체력과 이민규의 경험 축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3세트에는 주포 문성민이 휴식을 취하고 최홍석이 투입돼 활약했다. 서재덕과 최홍석 등 양쪽 측면 공격이 살아나자 공격루트가 다양해졌다. 지태환을 활용한 속공도 함께 살아났다. 그러나 세터 이민규의 토스워크가 흔들리자 한국은 9-10으로 리드를 빼앗겼다. 좀처럼 역전을 하지 못하자 문 감독은 세터 교체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다시 베테랑 권영민이 투입됐다. 팀이 안정감을 찾은 한국은 최홍석의 백어택과 최민호의 원맨 블로킹 성공으로 16-15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수비 불안으로 17-18로 리드를 내준 한국은 최홍석의 연속 득점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20-19로 앞선 상황에서 상대 실책을 더해 2점차로 앞서간 한국은 계속된 최홍석의 공격 성공으로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한국은 24점까지 도달한 상황에서 송희채의 연속 공격 실패로 예상치 않은 듀스 접전을 펼쳤다. 그러나 한국은 당황하지 않았다. 더 강한 집중력을 발휘해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지었다.
테헤란(이란)=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