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에 출마를 결심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겸 FIFA 명예 부회장이 미국에서 표밭갈이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3일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 참관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정 회장이 26일 FIFA 회장 선거 경쟁상대로 꼽히는 미셀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을 만났다. 정 회장은 26일 미국에서 열린 멕시코와 자메이카의 골드컵 결승전에서 플라티니 회장을 만나 선의의 경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 중순 유럽에서 FIFA 회장 선거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인 정 회장은 8월 중 유럽에서 플라티니 회장을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정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의 만남은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이 지난달 3일 사퇴를 발표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정 회장은 지난 6월 7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유벤투스의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플라티니 회장을 만났다. 당시 정 회장은 2011년 1월 FIFA 부회장 5선 도전 실패 이후 소원했던 국제 축구 관계자들과의 오랜만에 만나 보폭을 넓혔다. 출마를 결심한 이후 가진 이번 회동에서는 플라티니 회장과 FIFA 회장 선거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을 것으로 추측된다.
정 회장은 블래터 회장의 치부를 파헤치며 FIFA 개혁의 상징으로 떠 오른 미국에서 주요 언론들과 인터뷰도 가졌다. 정 회장은 25일 미국 블룸버그 TV의 간판 프로그램인 'Market Makers'에 출연해 "블래터 FIFA 회장 체제 아래서 FIFA는 정체성을 상실했다"며 FIFA 개혁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역설했고 FIFA 회장 후보들간 공개 토론도 제안했다. 이어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의 초청으로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회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 캐런 하우스 전 월스트리트저널 편집인과 만찬을 갖고 FIFA 개혁 등에 대해 논의했다. FIFA 개혁의 리더를 꿈꾸고 있는 정 회장의 선거전이 이미 시작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