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신인 김민우의 선발 '노히터' 호투와 계투진의 깔끔한 돌려막기를 앞세워 삼성 라이온즈를 꺾었다.
한화는 2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김민우가 4⅔이닝 동안 안타없이 볼넷만 4개를 내주며 1실점한 호투 덕분에 2대1로 이겼다. 김민우는 2-0으로 앞선 5회 2사 2루까지 무실점을 기록해 첫 선발승이 예상됐지만, 박정진과 교체돼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한화의 '계투작전'은 결과적으로 성공이었다. 박정진이 비록 구자욱에게 적시타를 맞아 김민우의 자책점이 '1'이 됐지만, 추가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고, 뒤를 이은 송창식(⅔이닝 퍼펙트)-권 혁(2이닝 1안타 무실점, 승리)-윤규진(1이닝 1안타 무실점, 세이브)의 계투진이 삼성의 추격을 봉쇄해 1점차 승리를 지켰다. 7회에 등판한 권 혁이 승리를 따냈고, 윤규진은 9회를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10세이브째를 달성했다. 이는 2003년 데뷔한 윤규진의 커리어 첫 두 자릿수 세이브 기록.
이날 한화는 1회에 결승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이용규의 볼넷 이후 2번 장운호의 희생번트로 된 1사 2루에서 정근우가 좌전 적시 2루타를 날려 선취점을 냈다. 이어 4번 김태균도 우중간 적시타를 쳐 정근우를 홈에 불러들였다.
이후부터는 팽팽한 투수전. 신인 김민우의 배짱 넘치는 호투가 빛났다. 김민우는 최고 146㎞의 직구와 최저 101㎞의 느린 커브, 그리고 124㎞~133㎞가 나온 슬라이더와 포크볼(123㎞~132㎞)을 앞세워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2회까지 6타자 연속 범타의 퍼펙트 피칭을 한 김민우는 3회 선두타자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줘 첫 주자를 보냈다. 그러나 이후 이흥련과 김상수를 연달아 3루 땅볼로 잡아냈다. 2사 후 구자욱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다시 박해민에게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내 구자욱을 2루에서 잡았다.
4회에도 볼넷 1개만 내주며 노히트 피칭을 한 김민우는 5회 선두타자 박석민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흥련과 김상수를 3루수 땅볼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여기서 투구수가 84개가 되자 한화 벤치는 박정진을 올렸다. 김민우가 3일전인 22일 수원 kt전에서 62개의 공을 던졌고, 이미 이날도 개인 최다투구수를 넘긴 점. 구자욱에게 앞서 볼넷을 허용한 점, 그리고 구자욱이 박정진에게 3타수 무안타로 약했던 점이 고려됐다. 비록 박정진이 적시타를 맞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교체가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승리의 중요한 밑거름이 된 김민우는 "경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보여서 조금 부담이 됐는데, 생일날 데뷔 첫 선발을 하게된 게 선물이라고 여겨 잘 던지겠다고 다짐했었다"며 등판 전 각오를 밝혔다. 이어 "팀승리라는 좋은 결과를 내서 기쁘지만, 조금 아쉬움도 있다. 그래도 내려올 때 박수받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민우는 "체력적으로 조금 부족하지만 보완해서 다음 번에는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겠다. 4회에 감독님이 올라오셔서 '아프냐'라고 물어보시길래 '생생합니다'라고 대답했다. 감독님이 올라오셔서 깜짝 놀랐는데, 오히려 긴장이 풀리면서 도움이 많이 됐다"며 경기 중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민우는 "삼성은 원래 잘하는 팀이라 심리적으로 부담없이 던졌다. 하지만 구자욱은 신경이 쓰였다. 같은 신인이라 지고 싶지 않았다"며 라이벌 의식을 내보이기도 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