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넌트레이스 동안 100% 전력을 유지하며 풀타임을 소화하는 팀은 없다.
컨트롤 밖의 변수, 부상자는 언제든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상으로 인한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는 팀이 레이스에서 유리하다.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는 후반기에는 더욱 그렇다. 301경기 일정의 후반기가 21일 시작된다. 팀별로 57~63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올스타브레이크 동안 전력을 추스른 각 팀은 부상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전반기 내내 혹은 한동안 숨죽이고 있던 선수들의 활약이 후반기 순위 싸움의 최대 변수다.
먼저 두산에 눈길이 간다. 외국인 투수 니퍼트가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니퍼트는 20일 라이브 피칭을 거쳐 후반기부터 로테이션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어깨 통증으로 인해 지난 6월 7일 넥센전 이후 전력에서 제외된 니퍼트는 부상에서 벗어나 컨디션이 정상 수준에 올랐다. 전반기에는 10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4.67을 기록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시즌 동안 에이스 노릇을 했던 니퍼트가 합류하면 두산 로테이션은 한층 단단해진다. 두산은 전반기 막판 유희관(12승), 장원준(9승), 스와잭(2승), 진야곱(3승)으로 이어지는 로테이션이 안정적이었다. 선두 삼성을 1게임차로 쫓고 있는 두산은 니퍼트의 가세가 더없이 반갑다.
삼성은 유격수 김상수가 복귀 준비를 마쳤다. 김상수는 지난 2일 목동 넥센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입으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올스타 유격수 부문서 1위를 차지한 김상수는 지난 18일 수원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출전해 2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리며 부상에서 벗어났음을 알렸다. 후반기 시작부터 힘을 내겠다는 강력한 의지. 전반기에 타율 2할8푼3리, 18도루, 39타점을 올린 김상수의 컴백으로 삼성은 타선의 짜임새, 수비의 안정감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타격의 팀 넥센은 손목 부상을 당한 이택근이 돌아오면 타선의 무게감이 한층 높아질 전망. 이택근은 지난 6월 12일 수원서 열린 kt전에서 댄 블랙의 타구를 잡으려다 왼쪽 손목이 꺾이면서 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 염경엽 감독은 전반기 막판 "뼈가 잘 붙었다고 한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택근은 전반기 49경기에서 타율 3할2푼8리, 8홈런, 19타점, 35득점을 올렸다. 염 감독이 타순을 짜는데 있어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반기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던 SK는 박정권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박정권은 지난 5일 올시즌 두 번째로 1군에서 제외됐다. 특별히 부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아 2군서 심신을 추스르기로 했다. 박정권의 1군 복귀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7월을 넘길 가능성은 적다. 2군서도 최근 4경기 연속 안타를 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SK에서 신경을 쓰고 있는 또다른 선수는 김광현이다. 김광현은 지난 9일 삼성전을 마치고 왼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12일 1군서 제외됐다. 검진 결과 팔꿈치에 염증이 생겼다는 것. 열흘이면 올라올 수 있는 정도의 부상이지만, 후반기 첫 로테이션은 거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박정권과 마찬가지로 7월 이내 복귀가 유력하다.
롯데는 강민호가 복귀 준비를 마쳤다. 오른쪽 무릎 염증으로 지난 10일 1군서 제외됐던 강민호는 18일 올스타전에 출전해 홈런 1개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2타점의 맹타를 터뜨리며 MVP에 올랐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자기 몫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강력하게 드러냈다. 강민호는 전반기서 타율 3할1푼2리, 24홈런, 60타점을 올렸다.
6월 이후 기존 팀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있는 막내 kt 역시 지원군이 돌아온다. 트레이드로 이적해 온 후 팀에 큰 보탬이 됐던 오정복과 하준호가 현재 부상에서 재활중인데, 오정복은 이번 주내, 하준호는 8월초 복귀 예정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