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보다 멋진 골 세리머니였다. 사심이 가득했다.
'팀 최강희'의 미드필더 김호남(광주)이 17일 경기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년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팀 최강희 vs 팀 슈틸리케'에서 2-2로 맞선 후반 18분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관심을 끈 건 골이 아닌 세리머니였다.
소속팀은 팀 최강희였지만 김호남은 '적장'인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김호남은 포옹 이후 악수까지 나눈 뒤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A대표팀에 발탁해달라는 '아부 세리머니'였다.
올스타전의 재미를 위한 세리머니였다. 그러나 진심도 가득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호남은 '왜 최강희 감독이 아닌 슈틸리케 감독에게 안겼나'라는 질문에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전북이 아니라 대표팀이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이어 "재미를 위해서 했지만 진심 반, 장난 반이었다"며 미소를 보였다.
김호남의 세리머니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화제가 됐다. 최 감독은 김호남의 세리머니를 두고 "당연히 그쪽으로 달려가는게 정상이고 선수의 마음이다. 이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 "하지만 김호남을 전북에 데려와서 벤치에만 앉힐까 잠깐 고민도 했다"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진지했다. "후반전에 투입된 김호남과 주민규는 본인의 모습을 더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 짧은 출전시간이었지만 경기장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김호남의 '아부 세리머니'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질문에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한편, 팀 최강희와 팀 슈틸리케의 대결로 치러진 올스타전은 3대3 무승부로 끝났다. 1골-1도움을 기록한 팀 슈틸리케의 '캡틴' 염기훈(수원)이 MVP에 선정됐다.
안산=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