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인 '팀 최강희'의 수문장 김병지(45·전남)는 올스타전에서도 빛이 났다.
K리그 통산 700경기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는 김병지는 1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년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을 함께했다. 올스타전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을 세웠다. 1992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16회 출전의 금자탑을 쌓았다. 15회의 이동국(36·전북)보다 한 발짝 앞섰다.
세월을 잊었다. '풀타임' 투혼을 펼쳤다. 그런데 사연이 있다. '팀 최강희'의 주전 골키퍼는 울산의 김승규(25)였다. 하지만 그는 편도염으로 불참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올스타전 직전 "김승규가 편도염으로 15일부터 울산대 병원에 입원중이었다. 회복 여부에 따라 올스타전 당일에라도 성원해 준 팬을 위해 합류할 것을 검토했지만 열이 내리지 않는 등 편도염이 지속돼 합류가 불발됐다"고 밝혔다. 김승규는 올스타 팬투표에서 9만8384표를 득표, 골키퍼 부문에서 최다 득표를 차지했다.
올스타전에서 각 팀은 2명의 골키퍼가 포진했다. 김병지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김승규가 없는 골문을 홀로 지킬 수밖에 없었다.
김병지는 걸어다니는 역사다. K리그 올스타전이 시작된 것은 1991년, MVP는 골게터의 전유물이었다. 단 한 차례 예외가 있었다. 김병지였다. 그는 2000년 골키퍼로선 처음으로 MVP에 선정됐다. 당시 그는 캐논 슈터 경연에서 우승하는 등 화끈한 볼거리를 선물했다.
이날도 '끼'를 발휘했다. 전반 30분이었다. '팀 슈틸리케'의 임창우(23·울산)가 단독 찬스를 잡자 페널티에어리어를 벗어나 '악의적인 슬라이딩 태클'로 봉쇄,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선방쇼'도 펼쳤다. 안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