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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김주하 앵커, 새 둥지 MBN서 그리는 포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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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김주하 앵커가 돌아왔다. 그가 진행할 뉴스,어떻게 달라질까.

김주하 앵커는 16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MBN 사옥에서 진행된 간담회를 열고 MBN 앵커 겸 특임이사로서 새로운 출발을 앞둔 소감, 'MBN 뉴스8' 진행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단상에 오른 김 앵커는 쏟아지는 카메라 세례에 "연예인도 아니고 낯설다"고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기자회견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고 불편해서 하지 않겠다고 부탁드렸지만, 전부 뵙기도 쉽지 않을 것 같고 해서 이렇게 마련하게 됐다"고 간담회 취지를 간단히 설명했다.

MBC 퇴사 전부터 김주하의 종편 이적설은 꾸준히 제기됐다. 김주하 앵커가 보도제작 일선에서 물러나고, 2013년 9월 남편 강 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한 뒤 공식적인 대외 활동이 뜸했던 것이 이적설의 이유가 됐다. MBC 간판 앵커였던 그의 행보에 방송가 내외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결국 MBN 행을 택해 화제가 됐다.

김 앵커는 "제 개인사를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힘들고 지쳤었다"며 "아이들하고 같이 보내고 싶고 쉬고 싶었다. 그런데 접촉해오신 분들꼐 그렇게 말씀드리면 '다른 데랑 이미 약속했죠?', '어디 가기로 했죠?' 등등 그런 질문을 하더라. 저는 진심으로 얘기하는데 왜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 MBN은 그런 것보다는 제가 하는 말을 그대로 믿어주시더라. 그런 점이 고마웠다"고 MBN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김 앵커는 "농담이지만 집에서도 가깝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김 앵커가 진행할 'MBN 뉴스8'은 손석희 앵커 겸 JTBC 보도부문 사장이 진행하는 'JTBC 뉴스룸'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돼, 이 또한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 김 앵커는 MBC 재직 시절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손 앵커와 아침 뉴스를 진행했는데, 존경하는 선배와 방송하게 돼 기쁜 한편 혹독한 가르침에 눈물을 펑펑 쏟았다는 일화를 밝힌 적도 있다.

김 앵커는 "손석희 선배님은 저보다 훨씬 선배시고 어른이시다. 게다가 보도부문 사장이시다. 저는 이사 타이틀을 가지고는 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역량이 어디까지일지 미지수다"라며 "MBN이 따라주셔서 고마운데 앞으로의 일까지는 장담할 수 없다. 앞으로 콘텐츠면에서 제 생각이 얼마나 반영이 될지는 모르겠다"라고 부담감을 토로했다. 이어 "처음엔 손석희 선배님과 경쟁이 언급돼 영광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부담이다"며 "손석희 선배님도 저랑 경쟁이라고 언급돼 황당하실 것"이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김 앵커는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뉴스에 대해 밝히며 변화된 뉴스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그는 "진실 앞에서는 보수고 진보고 고개를 들 수 없다. 제가 지향하는 것은 진실을 전하는 뉴스다. 적어도 어느 뉴스를 보고 '저거 아니네'이런 말이 아닌 '저기서 저렇게 방송하면 진짜일거야' 이런 신뢰받는 뉴스를 하고 싶다. 그게 진짜 뉴스가 아닌가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뉴스 포맷이 이전과 전체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클로징이다. 방송 시간동안 시청자의 궁금했던 점을 받아 클로징 멘트로 전해드리려 한다. 쌍방소통이라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좀 더 시청자들의 궁금한 점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추진 중이다. 그 뉴스에서 파생된 의미까지 폭넓게 다루고 싶다. 세세하게 말씀드릴 순 없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의 동적인 이미지로 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MBN뉴스8'이 맞게 될 변화를 설명했다.

오랜 공백기 이후 돌아온 뉴스이기에 감회도 남달랐다. 특히 김 앵커는 '방송이 개인에게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개인사를 거리낌없이 언급했다. 김 앵커는 "(이혼 소송이) 의도치 않게 세간에 알려진 뒤 늦은 저녁에 지인들의 문자가 많이 왔다"며 "그 내용이 뭐였냐면 혼자 된지 5년됐다'. '저 사실은 3년전에 헤어졌고 애하고만 살아요' 등이었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눈물이 났다. 제 딴에는 정말 친하고 가깝다고 여겼는데 그런 사실을 왜 말하지 못했을까 싶었다"며 "그걸 깨달은 순간 '나는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앵커는 "신여성이 돼서 남들보다 앞서나가려는 것이 아니다. 여성은 왜 홀로된 사실을 숨겨야할까 싶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싫었다"라며 "그런데 전 회사에서는 오히려 뉴스를 하차하게 됐고, 제가 원하는 것과 반대로 갔다. 개인사와 관계없을 줄 알았는데 회사에서 부담스러워하고, 제 생각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며 MBC 퇴사를 결심한 이유를 언급해 눈길을 모았다. 아울러 그는 "여성이 개인사와 관계없이 당당하게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방송을 할 수 없던 시기에 MBN에서 귀중한 기회를 주셨다. 지금 방송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김 앵커는 외모에 대한 고민도 솔직하게 털어놔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 앵커는 오랜만에 뉴스 진행을 앞둔 외모 관리법 질문에 "좋게 봐주셔서 감사한데, 사실 제가 늙었다. '카메라를 멀리 잡아야하나', '요즘 HD라 주름 다 보인다는데' 하는 걱정도 하고 있다"며 "다이어트하는 뱃살은 안 빠지고 볼살만 빠져서 고민 중"이라고 솔직하게 말해 눈길을 모았다. 이어 "하지만 진실을 전하는 사람이기에 예쁜 모습보다는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좀 더 솔직한 바람을 얘기하자면 시청자들과 같이 늙어가고 싶다"며 오래도록 시청자와 호흡하고픈 바람을 전했다.

당찬 포부를 밝히고 털털한 입담까지 선보인 김 앵커는 간담회 말미 후배들 얘기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MBC 파업 당시 회사를 떠나야 했던 후배들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린 것. 김주하 앵커는 "사실 그때 굉장히 아픔이 많았다"며 "어떻게 생각하면 차라리 회사에서 잘렸다면 이상호 기자처럼 다시 올 수도 있었을텐데, 자기 손으로 사표를 던졌으니 그렇게 할 수가 없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당시 파업에 동참했던 아나운서 중 일부는 기존 업무와 거리가 먼 보직으로 발령을 받기도 했고, 결국 MBC를 떠난 이들도 있었다.

김 앵커는 붉어진 눈시울로 "저도 그 분들과 같은 고민을 오래 했다"며 "사표를 던진 분들의 마음을 너무 이해한다. 이렇게 됐으니, 후회하지 말고 소신을 갖고 해 나가길 바란다. 후배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각자 자기의 자리를 잡아가고 잘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 일이 원동력이 됐을 것이라고, 그 친구들도 잘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MBC에서 사표를 쓰고 그만두면 손가락질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더 잘 먹고 잘 살려고 나간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그때 후배들은 그게 아니었다. 눈물을 머금고 보냈던 것이었다. 그 눈물만큼 얻는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고 후배들을 향한 격려를 보냈다.

지난 1997년 MBC에 입사한 후 '뉴스데스크' 앵커 등으로 활약한 김주하 앵커는 지난 1일부터 MBN으로 정식 출근, '뉴스8'팀과의 회의에 첫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그가 진행을 맡은 'MBN 뉴스8'은 오는 20일 오후 7시 40분 첫 방송된다.

ran61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