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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밤선비' 이준기, 로맨스 사극에 최적화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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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가 왜 로맨스 사극 전문 배우라 불리는지 궁금하다면 MBC '밤을 걷는 선비'를 보면 될 듯싶다.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진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단숨에 알게 될 테니까.

15일 방송된 '밤을 걷는 선비' 3회에서는 음석골 선비 김성열(이준기)의 심쿵 로맨스에 시동이 걸렸다. 뱀파이어의 공격을 받아 위기에 빠진 조양선(이유비)을 구하고, 한결같이 자신을 바라보는 수향(장희진)의 마음을 모질게 끊어내고, 120년 전 정혼자와 꼭 닮은 여인(김소은)을 만나 그리움을 토해내며 감성을 폭발시켰다. 세 여인의 마음을 뒤흔든 김성열의 애절한 눈빛이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뒤흔든 시간이었다.

성열은 위기에 빠진 양선을 구하다가 귀(이수혁)에게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키고 말았다. 귀가 양선의 피 냄새를 따라온다는 걸 깨닫고 폭포에 뛰어든 성열은 의식을 잃은 양선에게 숨을 불어넣었다. 이후 성열은 양선에 대해 호기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왜 남장을 하고 다니는지, 또 어쩌다 책쾌가 됐는지, 그 일이 힘들지 않는지 물어보다 "서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어 좋다"는 양선의 해맑은 웃음에 부드러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양선도 성열의 모습에 설렘을 느끼며, 정현세자 비망록을 찾는 성열의 여정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수향은 성열이 위험에 빠질까 걱정돼 양선에게 괴한을 붙였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성열은 수향을 향해 "더 큰 마음을 바란다면 내 곁을 떠나라"고 모진 말을 건넸다. 미안함을 숨긴 채 위악적인 말을 뱉어버린 성열의 차가운 모습은 조선판 '나쁜 남자', '옴므파탈'이라 부를 만했다.

정현세자 비망록을 찾았다는 소식에 거리로 나온 성열은 120년 전 자신을 살리고 숨을 거둔 명희와 똑같이 생긴 여인을 만났다. 이름을 부르며 그를 끌어안는 애절한 모습에서 이준기표 로맨스가 절정에 달했다.

이준기는 제각각 다른 3색 로맨스 연기로 70분을 장악했다. 뱀파이어라는 낯선 소재도 이준기의 로맨스 연기와 만나자 시너지를 일으켰다. 로맨스에 동력으로 작용하는 비극성이 강해졌고, 덕분에 애틋함이 증폭됐다. 드라마는 이제 막 첫 발을 뗀 참이지만, 이준기의 로맨스 연기는 벌써 물이 올랐다. '밤을 걷는 선비'가 이준기의 또 다른 대표작이 되지 않을까 기대감이 높아진다.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