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이었다.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에 나섰던 한국 여자 핸드볼이 은메달의 성과를 올렸다. 결승전에서 국제핸드볼연맹(IHF) 여자랭킹 2위 러시아에 2골차 분패한 게 아쉽지만, 2015년 핸드볼코리아리그를 마친 뒤 불과 한 달의 준비기간을 거쳐 얻은 성과라는 점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사실 이번 대회에 나선 여자 대표팀은 '국가대표 스쿼드'였다. 김온아 류은희(이상 인천시청) 권한나 주 희(서울시청) 이은비(부산시설관리공단) 등 현역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대부분이 실업팀에서 뛰며 학업을 병행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때문이 이번 대회는 '프레올림픽'의 성격이 강했다. 결승전 상대였던 러시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현역 대표이자 학생 신분 선수들이 대거 합류해 대회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조별리그에서 맞붙었던 우크라이나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루마니아 역시 1군에 준하는 수준으로 볼 만했다. 은메달의 무게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다.
다만 이번 대회를 통해 세대 교체 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스쿼드의 전력이 그대로 노출된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김온아 류은희 권한나에 치중됐던 대표팀의 공격 패턴 역시 되짚어 볼 부분이다. 유럽팀들이 완벽한 전력이 아니었던 점도 경계심을 풀 수 없게 만든다. 올림픽 본선 전력에 가장 가까웠던 러시아와의 결승전에서 상대 장신숲에 고전하며 한때 11골차까지 뒤졌던 부분은 연구와 보완이 필요하다.
유니버시아드를 마친 여자 핸드볼은 '올림픽 체제'로 본격 전환한다. 임영철 감독 체제에서 오는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펼쳐질 리우올림픽 아시아예선을 준비하다. 아시아 최강인 한국은 무난히 본선 출전권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수 아래인 일본을 넘어 우승을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 그러나 한국 여자 핸드볼의 목표는 아시아가 아닌 '세계'다. 유니버시아드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을 1년 뒤 성공으로 연결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