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가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중요합니다."
백지선 남자 아이스하키대표팀 감독은 담담했다. 2년 8개월 뒤 평창에서 세계 최강팀과 격돌한다. 다들 대패를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백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마이웨이(my way)를 외쳤다.
대표팀은 4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에서 열린 세계남자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 디비전1 그룹B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디비전1 그룹A로의 승격을 확정했다. 쾌거를 이룬 대표팀은 스포츠조선이 제정하고 코카콜라가 후원하는 코카콜라 체육대상 4월 MVP로 선정됐다. 트로피와 상금 100만원을 전달하기 위해 15일 태릉선수촌을 찾았다.
그에게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1 그룹B 우승과 승격을 축하한다"고 했다. 그러자 "내가 한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발전이 눈에 보인다. 상당히 즐겁다"고 기뻐했다.
남자대표팀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한다. 상대는 세계 최강팀들이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랭킹 1위 캐나다, 6위 체코, 7위 스위스와 A조에서 격돌한다. 한국은 23위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열세다. 대패하며 망신을 당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백 감독은 "남들은 신경쓰지 말자고 선수들과 이야기했다. 우리의 능력을 100%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백 감독의 포인트는 '스케이팅'이다. 체격이나 파워에서는 절대적으로 밀린다. 대신 얼음위에서의 움직임, 즉 스케이팅에서는 실력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이를 위한 특별 훈련을 진행중이다. 상대가 결정됐던 5월 19일부터 9주간의 특별 체력 훈련에 돌입했다. 단순히 근육을 키우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의 몸 중심(코어-core) 근육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백 감독은 "중심 근육을 키우면 밸런스도 잡힌다. 얼음 위에서의 움직임이 더욱 날카로워질 것"이라고 했다. 주장 박우상 역시 "훈련을 통해 몸의 중심이 잡히는 느낌이 든다. 이 훈련이 끝난 뒤 스케이팅을 할 예정이다. 분명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 감독은 "이 훈련은 도전의 첫번째 발자국이 될 것"이라면서 "조금씩 발전을 거듭해 꼭 우리의 실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태릉=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