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올시즌 최고 히트 상품을 꼽으라면 단연 구자욱이 아닐까.
구자욱은 주전들의 대체 선수로 출전하면서 주전 못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1루수, 중견수, 우익수, 3루수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15일 현재 타율 3할2푼8리에 9홈런, 35타점, 12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팬투표로 1루수부문 올스타에 뽑히기까지 했다.
입단 4년차에 첫 1군 활약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성적이다. 최근엔 삼성 타자들에게 '무덤'이라고 일컬어지는 1번 타자에서도 타격세가 여전하다. 1번으로 나선 5경기서 타율 3할8푼5리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 15일 포항 넥센전서도 3-4로 뒤진 8회말 대 역전의 시작이 된 깨끗한 중전안타로 출루해 동점 득점을 했었다.
구자욱은 1번 타자에 대해 "부담이 조금 되지만 다른 타순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라고 했다. 다른 타순에서도 출루를 하기 위해 애썼기 때문에 1번이라고 다를바 없다는 것. "공을 좀 더 보려고 초구를 안치거나 하지 않는다. 상대 투수에 따라 상황에 따라 공을 기다리거나 하지만 좋은 공이 올 땐 가리지 않고 친다"라고 했다. 다른 타순과 다르지 않은 타격이 1번에서도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이는 이유였다.
보통 신인급 선수들이 초반에 잘하다가 갈수록 전력분석을 통해 상대에 약점이 잡혀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지만 구자욱은 갈수록 KBO리그 1군에 적응을 하는 모습.
상대가 전력분석을 통해 공략하듯 자신도 전력분석으로 대응을 했다. "초반 헛스윙 삼진이 많았는데 대부분 변화구였다. 그래서 나중엔 변화구를 노리고 치면서 좋아졌다. 요즘은 승부구가 무조건 변화구는 아니고 직구도 온다"라는 구자욱은 "초반엔 직구를 노리다가 변화구가 왔을 때 대처가 잘 안됐는데 요즘은 그런 것이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생애 첫 올스타전이 다가왔다. 인터뷰 때 항상 진지하게 말을 하는 구자욱이지만 올스타전 얘기가 나오자 약간은 흥분되는 듯 "팬투표 초반에 1위 할 때 신기해서 자주 투표 현황을 봤었다"며 "올스타전이 정말 기대된다.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구자욱은 입단 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퓨처스올스타에 뽑혀 출전했었다. "퓨처스올스타전 때 홈런레이스 등 다양한 행사를 하기 위해 온 올스타 선수들을 봤는데 그땐 올스타 선수들이 너무나 커보였다. 나도 키가 큰데도 고개를 들어서 봤던 것 같다"며 올스타를 꿈꿨던 지난날을 회상했다. "올해 올스타가 되는 꿈을 꾸기도 했지만 잘하면 감독 추천으로 나갈 것이란 생각을 했었다. 팬투표로 뽑힐 줄은 생각못했다. 팬들께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그가 생각한 전반기는 몇점일까. 아직 평가를 유보했다. "전반기가 끝났지만 시즌이 끝난건 아니지 않은가. 시즌이 다 끝난 뒤에 내 플레이에 점수를 주고 싶다"라고 했다. 아직 더 올라가고 싶은 열망이 대단한 구자욱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