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는 15일 창원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의미있는 경기를 치렀다.
연장 접전 끝에 7대6으로 승리하며 전반기 승률 5할을 확보하기도 했지만, 두 명의 간판 선수들에 대한 희망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SK 마운드로 돌아온 크리스 세든과 간판 타자 최 정이 그들이다.
세든은 팔뼈 골절상을 입고 퇴출된 밴와트의 대체 선수다. 대만 프로야구 라미고 몽키스에서 활약하다 SK의 제안을 받고 주저없이 한국 복귀를 결정했다. 이날 NC전은 651일만의 국내 무대 복귀전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3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하던 밴와트는 4회 들어 집중 6안타를 허용하며 5실점했다. 4-0으로 여유있게 앞서던 SK는 역전을 허용했다. 3회까지 고전하던 NC는 타순이 한 바퀴 돌자 약속이나 한듯 세든의 공을 자신있게 공략했다. 영리한 NC 타자들이 두 번째 만남에서는 각각 정확한 노림수를 가지고 타격에 임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2년전 SK에서 14승을 거뒀을 때의 모습은 아니었다. 물론 한 경기 결과만 놓고 판단할 수는 없다. 무서워진 NC 타자들, 복귀전에 대한 부담감 등 여러가지 변수들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고무적인 것은 공의 스피드가 줄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날 세든은 최고 143㎞의 직구 스피드를 보였다. 2년전과 같은 수준의 스피드다. 변화구인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구사 능력도 여전했다. 다만 공끝의 움직임과 제구력은 조금 더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다.
세든의 실력은 후반기에 드러난다고 봐야 한다.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SK가 세든의 도움 없이는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점이다. 김광현, 켈리, 윤희상, 박종훈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에 합류해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 이날 복귀전은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세든 스스로 각오를 다시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
최 정은 추격 홈런과 결승 홈런을 포함해 3타점을 올리며 모처럼 중심타자 역할을 제대로 했다. 4-6으로 뒤지던 8회초 좌월 솔로홈런을 치더니 6-6이던 연장 11회에는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아치를 그렸다. 홈런 2개를 추가하며 10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 기록도 달성했다. 홈런 2개 모두 낮은 코스의 공을 제대로 공략한 것이었다. 타격감이 상승세로 돌아섰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경기 후 김용희 감독이 "최 정의 타격감이 올라온 것이 고무적"이라고 했을 정도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컸던 최 정이다. 5월말부터 한 달 가까이 1군서 제외되기도 했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었지만, 타격 밸런스가 무너져 있었다. 몸과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7월 들어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근 3경기 연속 타점을 올렸고, 최근 7경기에서 홈런도 4개를 추가했다.
최 정 역시 후반기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최 정이 3번 타순에서 제 역할을 해야 전체 득점력이 높아질 수 있고, 4번 브라운도 덩달아 신바람을 낼 수 있다. 세든과 최 정의 후반기 활약에 SK의 운명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원=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