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오 카펠로 러시아대표팀 감독이 결국 경질됐다.
러시아 축구협회는 14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카펠로 감독과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카펠로 감독이 대표팀을 이끄는 동안 이룬 성과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며 그의 향후 활동에 성공이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계약 해지로 발표했지만 사실상 경질이었다. AC밀란, AS로마, 유벤투스, 레알 마드리드 등에서 숱한 성공을 거둔 카펠로 감독은 러시아가 야심차게 개최하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대비해 영입한 감독이다. 그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32개국 본선 진출국 감독 중 가장 많은 연봉(669만3750파운드·약 114억원)을 받았다. 하지만 브라질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모든 것이 꼬였다.
높은 연봉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성적에 팬들의 불만이 커졌다. 국회에서는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러시아축구협회는 카펠로 감독에 대한 신뢰를 보였지만 유로2016 예선에서도 부진이 이어지자 결국 칼을 빼들었다. 러시아축구협회와 카펠로 감독은 계약 파기 부분에서는 사실상 합의했지만, 위약금 액수를 두고 이견을 보였다. 하지만 유럽 언론은 러시아가 카펠로 감독에게 계약 파기 위약금으로 9억3000만루블(약 186억원)을 지불하기로 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카펠로 감독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 없는 선택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