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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든의 혹독한 복귀전, 무엇이 잘못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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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감이 컸기 때문일까.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2년만에 돌아온 투수 치고는 너무나 달라져 있었다.

SK 와이번스가 교체 카드로 데려온 크리스 세든(32)이 복귀전에서 난조를 보였다. 세든은 15일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지난 2013년 10월 2일 KIA 타이거즈전을 끝으로 SK를 떠난 이후 651일만에 한국 무대 복귀전을 가진 것. 그러나 3⅓이닝 동안 6안타를 맞고 5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1회부터 3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하던 세든은 4회 들어 갑작스럽게 난조를 보이며 난타를 당했다.

투구수는 61개였고, 볼넷 없이 삼진 1개를 기록했다. 극과 극의 피칭이었다. 직구 구속은 138~143㎞에서 형성됐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섞어 던졌다. 2013년과 비교해 구속은 그대로였지만, 공끝의 움직임과 제구력은 기대 이하였다. 3회까지 침묵했던 NC 타선이 4회 들어 집중 안타를 터뜨릴 수 있었던 것은 정확한 노림수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1회말 첫 타자 박민우를 142㎞짜리 직구로 2루수 땅볼로 처리한 세든은 김성욱과 나성범을 연속 플라이로 잡아냈다. 각각 123㎞짜리 체인지업과 139㎞짜리 직구가 승부구였다. 2회에는 테임즈를 중견수플라이로 제압한 뒤 이호준을 124㎞짜리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어 이종욱은 우익수플라이로 잡아냈다. 3회에는 지석훈 손시헌 김태군을 모두 플라이로 잡아내며 기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타순이 한 바퀴 돈 4회 세든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선두 박민우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하더니 김성욱에게 투런홈런을 얻어맞았다. 초구 140㎞짜리 직구가 약간 가운데로 몰리면서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세든은 이후 걷잡을 수 없이 난타를 당했다. 나성범은 132㎞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날렸다. 테임즈는 140㎞ 직구를 잡아당겨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이어 이호준이 우익수 옆 안타를 친 뒤 2루까지 욕심을 내다 아웃됐지만, 그 사이 테임즈가 홈을 밟았다. 세든은 이종욱에게 좌중간 2루타를 내준 뒤 전유수로 교체됐다. 전유수가 후속 타자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아 세든의 실점은 5개가 됐다.

세든은 이번에 SK로 돌아오기 전 대만 프로야구 라미고 몽키스에서 활약했다. 9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3.02를 기록했다. SK는 밴와트가 부상을 입자 곧바로 세든에게 연락을 취해 계약을 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부진을 보였던 세든이 올해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다는 소식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이날 1회 투구를 시작하기 전 세든은 로진백을 모자 뒷쪽에 묻히는 행위를 해 구심으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2년전에는 없었던 일종의 징크스였다. 1년 9개월만에 돌아온 무대는 낯설고 혹독하기만 했다. 창원=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