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패 중인 롯데 자이언츠가 내세운 회심의 에이스 선발이 뜻밖의 부상으로 조기강판됐다. "안되려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말이 어울리는 상황. 롯데의 연패 탈출 도전에 초반부터 불운이 기어들었다.
린드블럼은 15일 청주구장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했다. 이전까지 린드블럼은 9승5패에 평균자책점 3.58일 기록하며 팀내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한화를 상대로도 2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하며 2전 전승을 기록할 정도로 막강했다. 선발의 위력만 놓고 보면 배영수(3승3패, 평균자책점 6.63)를 내세운 한화보다 롯데가 훨씬 유리한 입장이었다.
하지만 린드블럼은 1회도 채 넘기지 못한 채 어이없는 부상으로 일찍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상황은 이랬다. 1회말 선두타자 이용규를 초구에 1루수 땅볼로 잡아낸 린드블럼은 2번 장운호에게 3구 만에 솔로 홈런을 맞았다. 하지만 정근우를 6구째에 중견수 뜬공 처리했다. 이제 아웃카운트 1개만 추가하면 1회가 끝난다.
다음 상대는 한화 4번타자 김태균이었다. 김태균은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3연속 볼을 골라낸 뒤 5구째에 스트라이크를 지켜보며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린드블럼은 6구째에 시속 146㎞짜리 직구를 던졌는데 김태균은 유연하게 이 공을 받아쳤다. 그런타 타구가 투수 마운드 앞쪽에서 원바운드 된 뒤 몸을 돌려서 피하는 린드블럼의 오른손에 맞고 중견수 쪽으로 흘러나갔다.
타구에 맞은 린드블럼은 곧바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롯데 트레이닝 코치와 염종석 투수코치 등이 마운드로 나와 상태를 살폈다. 중전 안타로 1루에 나간 김태균도 린드블럼에게 다가와 미안하다는 제스추어를 취했다. 하지만 린드블럼은 더 이상 투구를 이어나갈 수 없었다. 결국 ⅔이닝 동안 16개의 공을 던진 뒤 박세웅으로 교체됐다.
롯데 관계자는 "린드블럼이 공을 던지는 오른손의 중지와 약지가 타구에 맞았다. 현재는 멍이 들었고, 붓기는 없으며 힘은 줄 수 있는 상태"라고 밝힌 뒤 "하지만 본인이 통증을 느끼고 있어 곧바로 병원으로 보내 자세한 검진을 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청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