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의 글로벌 명품화를 위해 변화에 가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강원랜드의 미래 함승희 사장에게 듣는다>
국내 대표적 리조트 강원랜드가 변화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조직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내외국인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글로벌 휴양 명소로 거듭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폐광지역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설립된 공기업 강원랜드는 그간 내국인 카지노와 휴양형 종합리조트 인프라를 바탕으로 자생력을 지닌 국내 대표적 공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연고 지역과 더불어 발전하는 한편, 폐특법 이후를 대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도 거듭나야만 하는 숙제를 늘 안고 있다. 마치 가난한 집안의 장남처럼 거둬야 할 일, 해야 할 일이 그만큼 산적해 있는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의 건강한 변화-발전의 필요성이 강하게 요구 되는 형편이다. 이 같은 총체적 변화를 공익적 사명감으로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을 만나 취임 8개월의 소회와 미래 비전을 들어 보았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취임 8개월여를 맞았는데요. 직접 강원랜드를 이끌어 보시니 어떻습니까?
▶사실 강원랜드에 대해 잘 모를 때에는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녔던 게 사실 입니다. 헌데 실제 와보니 선입견과는 달랐습니다.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회사였습니다. 강원도 전역은 물론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는 회사로, 한마디로 폐광지역의 희망이었습니다. 이를테면 동계올림픽 비인기종목 후원부터 지역 가뭄대책 지원까지 기여하는 바가 상당히 광범위합니다. 공공성-공익성을 앞세워 설립목적인 폐광지역 활성화 기반조성에 충실 하는 한편 향후 견실한 기업으로 지역발전을 함께 이끌어갈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통한 발전의 여지도 많아서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특성화, 차별화된 리조트로 일궈 나갈 것입니다. 이른바 '힘센 사장'에 대한 기대가 커서 어깨가 무거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작 힘이 세지도 않은 데다 전반적인 기대가 현실적 입장과 제도를 뛰어 넘는 경우가 많아 정도를 걸어 갈 것입니다.
-그간 적잖은 변화가 있었죠? 일련의 개혁 작업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변화가 많았습니다. 우리 회사의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내는 과정이었죠. 직원들이 프라이드를 가질 수 있는 밝고 건강한 직장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해 온 시간이었습니다. 그 첫 번째가 부정부패 척결인데, 단순 개인의 뇌물 착복에 그치지 않는 파급력이 큰 사회적 범죄, 국민의 안전, 생명과 직결 되는 문제라는 인식의 공감대를 갖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부정부패를 통해 부실공사를 하고 질 낮은 먹을거리를 제공하게 되었을 때의 파장 같은 게 대표적 사례가 되겠습니다. 이를 위해 '인사' 부터 바로 잡았습니다. 그 동안 외부로부터의 청탁, 외압으로 임원이 선임되는 등 잘못된 적폐가 회사 이미지를 흐려왔습니다. 그래서 취임 후 임원 전원을 공모를 통해 각 분야의 전문가로 뽑았고, 이들과 함께 개혁을 추진 중입니다. 직원들의 적극 호응이 있으니 더 힘이 납니다.
-변화의 키워드는 무엇입니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부정부패 척결과 패거리문화의 청산입니다. 문제를 안고 있는 조직의 문화가 바뀌어야 함을 강조해 왔습니다. 그 결과 취임 후 일단 세 가지가 사라졌습니다. 첫째 직무관련 범죄, 둘째 안전사고, 셋째 분규 입니다. 이제는 조직 전체에 긴장감과 일하는 분위기가 확산 되고 있어 대한민국 공기업 개혁의 모델케이스로 만들어 나갈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짧은 기간 이처럼 많은 변화를 추구하다보면 조직원들이 너무 힘들어 하지 않습니까?
▶물론 기존문화의 변화에 따른 어려움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바로 직원들 자신을 위한 개혁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잘 알게 되었습니다. 결코 사장이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서 이러지 않는다는 진정성을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공기업 사장, 그냥 적당히 '좋은 사람' 소리 듣다가 떠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직원들에게는 평생직장이 되는 곳입니다. 미래를 위해 건강한 조직문화, 생태계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역설하니 잘들 이해하고 따라줍니다.
-폐특법 이후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습니까? 또 '산악형 친환경 종합리조트 구상'도 궁금합니다.
▶그간 폐특법으로 인해 '내국인 출입 카지노'의 특혜를 입어 온 게 사실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회사를 운영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CEO로서 제 몫입니다. 저는 강원랜드를 내외국인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글로벌 휴양 명소로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연륜이 깊어질수록 명품화가 되는 그런 발전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한 리조트로 거듭 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또 추진 할 것입니다. 어설픈 난개발은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슬럼화만 가속화 시킵니다. 이와는 확연히 대비 되는 콘셉트로 강원랜드 명품화에 열성을 쏟겠습니다.
마침 강원랜드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여러 공사를 통해 인위적 시설을 많이 만드는 것보다 기존 자연환경을 적극 활용할 계획입니다. 해발 1300m에 과거 석탄을 운반하던 '운탄길'을 활용하여 제주도 올레길 이상의 명품길인 '운탄고도'를 만들 예정 입니다. 운탄고도의 명품화를 위해 별도의 TF팀을 운영하고 있고, 운탄고도의 유래 등을 포함한 스토리텔링 구축 등 세부 계획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운탄고도를 이용한 산악승마도 도입을 준비 중입니다. 운탄길이란 석탄을 운반하던 길이지만 '구름 양탄자' 길이란 의미를 새롭게 부여 했습니다. 발 아래로 구름이 양탄자 같이 깔리고 그 위를 말을 타고 걷고, 달린다고 생각하면 이만한 힐링이 또 없을 것입니다.
-강원랜드 운영의 가장 큰 애로사항, 걸림돌은 무엇입니까?
▶첫 번째가 관료집단입니다. 적지 않은 관료들이 현상유지에 급급한 나머지 발전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한 편입니다. 강원랜드의 특수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함에도 다른 공기업들과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고 기준을 적용합니다. 강원랜드는 공기업으로 정부에서 시행하는 정책에 대해 협조해야 할 부분도 응당 있습니다. 하지만 강원랜드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매출총량제, 전자카드제 도입 등 기업 활동을 막는 과도한 규제는 풀어줘야 합니다.
이해관계자들의 과도한 자기주장도 문제입니다. 강원랜드에는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강원도, 폐광지역 4개 시·군 등 여러 주체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습니다. 자신들의 입장만 주장하고, 이익을 챙기기 위한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어, 이를 조정하고 설득하는 데에도 어려움 적지 않습니다. 정치인집단도 문제가 많았지만 지금은 많이 나아졌습니다.
-국내 여러 곳에 복합리조트(카지노 포함) 설립이 가시화 되고 있습니다. 과잉 공급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고, 일각에서는 문을 열게 될 외국 자본 복합리조트들이 '궁극적으로 오픈카지노(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꿈꾸는 게 아니냐?'하는 의심도 합니다.
▶현재 영종도에 외국자본 복합리조트가 건설 중이고, 앞으로도 더 들어설 예정이지요. 남들이 추진하는 복합리조트 오픈을 반대할 수야 없지만, 글쎄요 경제성은 그다지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난 1월 '제7차 투자활성화 대책' 발표의 후속조치로 올해 안에 2개 내외의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사업자(1개 당, 1조원 규모)를 수도권 지역 등에 추가로 허가한다고 합니다. 얼마 전(6월 30일) 투자계획서 마감 결과 전국적으로 34개의 업체가 복합리조트 투자에 출사표를 냈다는 데 상당히 과열양상입니다.
문제는 복합리조트 내방객의 주요 타깃을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로 설정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사정을 보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 관광방식이 이제는 단체관광에서 가족단위 개별관광 추세로 변화하고 있어, 중국인들도 이 같은 추세로 바뀔 것입니다. 따라서 단체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복합리조트 사업의 전망이 그다지 좋지는 않다고 봅니다.
또 도박 산업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것도 문제입니다. 시대의 변화를 거스르는 셈이지요. 지금처럼 지하경제가 30% 선을 유지한다면 몰라도 더 투명한 사회가 된다면 도박 산업은 기대처럼 쉽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당장 돈벌이가 된다고 해서 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확대하게 되면 국가적으로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입니다.
-하이원의 설립 취지는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있는데, 어떤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고용과 금전적 지원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우선 강원랜드는 설립(2000년 10월 영업 개시)이후 작년까지 폐광지역개발기금으로 1조 1730억 원을 냈습니다. 또 직원 및 협력업체 직원의 간접 고용까지 합치면 63.2%가 폐광지역 주민이고, 강원랜드 운영을 위한 각종 소모품, 식자재 등의 지역 생산품 우선 구매도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관광활성화에도 노력중입니다. 현재 폐광지역 4개 시-군 연계사업인 관광클러스터를 추진 중이고, 강원랜드와 지역별 관광 자원을 엮어 2박3일, 3박4일짜리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협의체도 구성했습니다.
사회공헌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지금껏 강원랜드복지재단과 함께 교육장학사업, 지역문화 예술행사 지원 등에 총 1681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사회공헌사업을 펼치고 있음에도 사회적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생각입니다. 강원랜드가 카지노사업으로 돈을 벌지만 좋은 일에 제대로 돈을 쓰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아야 할 것입니다. 이는 내국인 카지노 확대 등의 문제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받을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강원랜드가 세계적 수준의 관광인프라를 갖추고 있는데, 외국인, 특히 중국인 관광객 유치 대책은 무엇입니까?
▶현재 양양공항 전세기를 통해 중국 관광객 상품을 개발,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이 상품을 통해 1300명의 중국인 여행객이 강원랜드를 다녀갔습니다. 특히 MICE(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와 박람전시회<Events & Exhibition>를 융합한 산업)분야 관광객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MICE 유치를 목적으로 하는 중국 현지 여행사 대상 팸투어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MICE를 통해 1500명의 중국인 여행객을 유치했고, 앞으로 학술단체 등 내방객의 고품격화에도 신경을 쓸 것입니다. 강원도,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공동 마케팅도 펼치고 있습니다. 또 동계시즌 프리미엄 스키체험 상품인 '고고스키' 를 통해 홍콩 등 중국 관광객도 유치하고 있습니다. 강원랜드를 찾는 중국 관광객을 위한 메뉴와 볼거리, 즐길거리 등을 특화시켜 재방문을 유도해 나갈 것입니다.
-강원랜드의 MICE 분야에 대한 기대와 성과는 어느 정돕니까?
▶2012년 5월 전 세계 110개국 1500여 명이 참석한 국제스키연맹(FIS) 총회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100명 이상 MICE 행사도 2012년 78건(3만 2330명), 2013년 85건(3만 5219명), 2014년 126건(4만 72명), 올해 예상은 160여 건(4만 1300명) 정도 유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 메르스 여파 등 MICE분야에는 악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올 7월 중순에 연인원 2만 명이 방문하는 '세계 7대성자 명상대전'을 추진하려 했으나 아쉽게도 메르스 때문에 내년 2월로 연기됐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강원랜드가 명상과 힐링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것을 빨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미뤄져 아쉽습니다.
-우리나라는 가히 '워터파크 왕국'이라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정돕니다. 하이원 워터파크 개장 준비는 잘되고 있습니까?
▶지난 해 7월 1672억 원 규모의 워터파크 공사를 착공했으나 취임 후 살펴보니 지역의 기후에 맞지 않게 실외시설이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동절기 사업효율화를 위해 설계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 현재 TF팀을 통해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또 타 지역의 시설과 차별화된 테마와 힐링요소를 도입해 경쟁력 있는 워터파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 준비는 잘 되고 있습니까?
▶강원랜드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아이스하키팀, 스키점프팀, 스키팀, 장애인스키팀 등 동계종목을 지속적으로 운영 중 입니다. 올해 아이스하키팀은 한국선수의 저변을 확대하고 올림픽에서 국내 선수가 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외국인 선수와 계약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독립리그 선수 등 5명과 계약했습니다. 또 영화 '국가대표'로 잘 알려진 스키점프팀은 강원랜드에서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 선수 최초로 스키 알파인 부문 세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정동현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스키팀은 평창올림픽에서 국내 선수 최초로 설상 종목 메달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스키팀도 2008년부터 운영하고 있고,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메달 획득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2018평창올림픽'에는 아름다운 배후도시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제부터라도 배후도시 조성에 신경을 써서 보다 성공적인 올림픽을 치르는 한편, 대회 이후에도 멋진 관광인프라를 지닌 배후도시가 탄생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스포츠조선과 함께 만들어 가는 '하이원 하늘길 트레킹 페스티벌',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레포츠 이벤트로 불리고 있습니다. 향후 이 대회를 어떻게 발전 시켜 나갈 계획입니까?
▶스포츠조선과 함께 하는 하이원트레킹페스티벌은 말씀대로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트레킹 대회입니다. 트레킹 붐을 일으키고 저변 확대에도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스포츠조선에서 진행하는 행사의 장점과 우리 회사 자체로 진행하는 '하늘길 하모니 트레킹'의 장점을 서로 잘 활용해서 'WIN-WIN'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우리가 야심차게 진행 중인 운탄길과 어우러져 한층 명품화 시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트레킹 도중 혹은 종료 후 갈라쇼 등의 콘텐츠를 추가해 음악과 레포츠가 어우러진,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대회로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