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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송은범, 여전히 남은 숙제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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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는 후반기 대반격의 열쇠가 되어줄 수 있을까.

스승은 여전히 기대감을 놓지 않고 있다. 이전에 비해서는 꽤 나아진 모습이 보였고, 앞으로 더 좋아질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분명한 보완점도 드러났다. 아직은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완성이 되려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35일 만의 1군 컴백 경기에서 나타난 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송은범은 냉정히 말해 여전히 '미완성'이다.

송은범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 때 선발 유먼의 뒤를 이은 두 번째 투수로 7회에 등장했다. 지난 6월6일 대전 kt 위즈전 이후 한 달이 넘도록 2군에서 훈련을 해오던 송은범의 컴백 경기였다. 원래 송은범의 보직은 선발 요원. 하지만 한화 김성근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까지 경기수가 얼마 남지 않았고, 송은범이 오랜만에 1군에 온 점을 감안했다. 그래서 당분간 불펜에서 던지며 실전 감각을 빠르게 되찾을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등장한 송은범은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이날 기록은 1이닝 3안타 1볼넷 1폭투 1실점이었다. 기록 자체를 보면 잘했다고 하기 어렵다. 연속 안타를 맞기도 했고, 볼넷까지 나왔다. 그러나 한편으로 경기 후반 1점 숭부 상황에서의 압박감을 감안하면 못했다고 단정하기도 애매하다.

어쨌든 송은범은 3-2로 앞선 7회말에 마운드에 올라 해당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1실점은 다음 이닝인 8회말에 나왔는데, 그 역시 송은범이 주자를 내보내고 내려간 뒤 마운드에 오른 권 혁이 동점 희생플라이를 맞으면서 송은범의 자책점으로 기록된 것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한화는 연장 접전 끝에 LG를 5대3으로 눌렀다. 이같은 과정 때문에 김성근 감독은 경기 후 "송은범이 7회를 아주 잘 막아줬다"고 칭찬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김 감독의 칭찬은 다소 이례적이기도 하고, 의외의 일이기도 하다. 전체적인 승리의 과정에서 보면 분명 송은범이 7회를 잘 버터준 것이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그러나 투구 내용 자체는 '호투'와는 거리가 좀 있다. 구속은 148㎞까지 나왔지만, 여전히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결국 김 감독은 송은범이 앞으로 더 힘을 내라는 의미에서 칭찬을 해준 것으로 보인다. 송은범을 배영수와 함께 후반기 반격의 핵심 키플레이어로 꼽고 있는 김 감독이 송은범에게 좀 더 강한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칭찬이었던 것.

하지만 이런 칭찬만으로는 부족하다. 복귀전에서 송은범은 또 다시 문제점을 노출했다. 어쩌면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야말로 송은범 부활의 결정적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송은범은 이날 총 30개의 공을 던졌는데, '패스트볼-슬라이더' 위주의 투피치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상대 타자들에게 뻔히 패턴을 읽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경우 강력한 볼끝이나 절묘한 제구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그런 면은 아직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송은범에게는 새로운 체인지업 계열의 변화구 장착 또는 제구력 강화라는 숙제가 남은 셈이다. 이런 점은 이미 김 감독도 알고 있다. 그래서 송은범을 2군으로 보내며 "개인 스프링캠프를 하고 있다"고 한 것이다. 아예 처음으로 돌아가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의지였다. 35일만에 돌아왔지만, 송은범은 아직 이 숙제를 다 풀지 못한 듯 하다. 그걸 먼저 해야 '키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