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포항 감독은 FC서울전 승리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포항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에서 박성호 신진호 심동운의 릴레이골로 3대1로 이겼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 중이었던 포항은 적지에서 귀중한 승점 3을 얻으며 승점 33으로 6위에서 3위로 세 계단 뛰어 올랐다. 또 지난 3월 안방서 가진 서울전(2대1)에 이어 맞대결 2연승으로 우위를 점하게 됐다.
이날 경기서 포항은 변화폭이 컸다. 주로 교체 출전하던 장신 공격수 박성호가 원톱 선발로 나섰다. 2선에는 이광혁 김승대 심동운,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엔 손준호 신진호 등 기동력 좋은 선수들이 배치됐다. 좌우 측면 풀백 자리에도 공격적인 이재원 박선용이 나섰다. 그동안 간결한 패스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던 포항은 이날 측면서 중앙에 선 타깃맨 박성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선굵은 플레이로 경기를 풀어갔다. 결국 이게 선제골의 발판이 됐고, 후반 교체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올스타전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였다. 더운 날씨 속에서 선수들이 준비한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빨리 이 순간을 잊어야 할 것 같다. 22일 일정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감독은 "수원 제주전 경기 운영의 강약 컨트롤이 되지 않아 애를 먹었던 게 사실"이라며 "리드를 잡은 뒤 완급 조절이 적절했다. 선수들에게 강조한 부분이었는데 원정에서 잘 해줬다. 이런 흐름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승부수였던 박성호와 후반 교체카드였던 황지수를 두고는 "박성호가 첫 선발인데다 더워 90분을 채우진 못할 것으로 봤다. 시나리오에 있던 부분이다. 흐름은 예상대로 잘 흘러갔다. 공격 자원이 티아고 한 명 뿐이라 중원 변화를 주려 했다. 신진호를 공격적으로 쓸 수 있어 황지수를 내보냈다. 계획대로 잘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신진호와 김승대의 활약을 두고는 "신진호가 템포를 빨리 끌어 올리는 경향이 있는데, 주장 완장을 차고 중원에서 헌신적인 플레이를 해주고 있다. 좋은 힘을 주고 있다고 본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김승대는) 아무래도 제로톱을 서다보면 상대 수비의 포커스가 김승대에 맞춰진다. 높이가 있는 박성호가 투입되면 시선이 쏠리기 때문에 장단점이 있다. 당분간은 김승대가 많은 역할을 맡아줘야 할 것 같다"고 짚었다. 지난 제주전에서 후반 4실점의 멍에를 썼던 수비진은 "전반 실점 장면이나 뒷걸음 치는 장면 등이 있었다. 배슬기의 경기 수가 많지 않았고 김광석은 체력적인 부담이 큰 모양새다. 휴식기 동안 컨디션 조절을 한다면 지금보다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 전 황 감독은 FA컵에서 다시 맞붙을 서울전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찾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서울에 대한) 대응 방법은 많다.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다. 이미 정리는 마쳤다고 본다"고 미소를 지었다.
상암=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