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walk-off)' 승부는 2015시즌 KBO리그의 트렌드 중 하나다.
8일 열린 3경기 중 두 경기가 끝내기로 승부를 갈랐다. LG 오지환은 잠실 롯데전, 연장 11회 시즌 29번째 끝내기 안타로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넥센 고종욱은 목동 KIA전, 연장 12회 끝내기 희생 번트로 4대3 승리에 공헌했다.
시즌의 반환점을 돈 현재 벌써 끝내기 승부가 36번(전체 720경기 중 391경기 진행)이나 나왔다. 이런 페이스라면 올해 끝내기 승부가 30번은 더 나올 수 있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지난 2014시즌엔 끝내기 경기가 46번(전체 576경기) 있었다.
올해 가장 많은 끝내기 안타를 친 선수는 KIA 타선의 핵 필과 NC 지석훈이다. 둘다 두 차례씩 끝내기 안타로 팀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역대 KBO 통산 최다 끝내기 안타 주인공은 김태균(한화) 김한수 이호성(이상 은퇴)으로 10번이다.
선수 시절 끝내기 경험이 있었던 조성환 야구해설위원은 "끝내기의 추억은 너무 짜릿하다. 그날 밤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 잠을 잘 이루지 못했었다"면서 "그 경기 만큼은 내가 팀 승리에 공헌했다는 자부심이 들었다. 끝내기는 타자가 자신감을 갖고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끝내기 승부 비율이 높아진 이유로 확실한 마무리 부재를 가장 먼저 꼽는다. KIA(윤석민) 삼성(임창용) 넥센(손승락) LG(봉중근) 등을 빼고 다수의 팀들이 고정 클로저가 없었다. 마무리가 자주 바뀌었다. 또 KBO리그를 대표하는 윤석민(4블론) 임창용 손승락 봉중근(이상 3블론) 등도 과거 오승환(삼성) 처럼 강력하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블론세이브가 잦았다.
또 한화 넥센 LG 등이 경기 막판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필승조를 투입해 포기하지 않는 승부를 펼치고 있는 것도 끝내기 비율을 높이는데 영향을 주었다.
끝내기의 주인공이 됐다고 구단에서 별도로 인센티브를 받는 건 아니다. 대신 계약 옵션 중에 결승타가 포함되기 때문에 끝내기는 보너스에 영향을 주는 셈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