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안에 1군에 진입하고 싶다."
'한국 축구의 미래' 이승우(17)가 밝힌 청사진이다. 이승우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최고 명문인 FC바르셀로나의 B팀으로 승격됐다. 연령별 유소년 팀에서 벗어나 당당히 성인 무대에 입성했다. 이승우는 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팀에서 내 가치를 인정해줘서 감사하다. 17세 밖에 안된 유망주가 성장할 기회를 얻게돼서 행복하다. 이번 계기로 더 성장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바르셀로나 B팀은 차원이 다른 무대다. 바르셀로나 B팀은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수아레스 등이 몸담고 있는 A팀의 바로 밑의 팀이다. 바르셀로나 유스를 거친 사비, 이니에스타 등이 모두 B팀을 거친 뒤 A팀으로 승격했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B팀 진입이 1차 목표"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이제부터 성인 선수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여야 한다. 바르셀로나 B팀에는 무니르, 산드로, 할릴로비치 등 세계 최고의 유망주가 모여있다. 이승우가 능력을 인정받으면 언제든지 A팀으로 승격할 수 있다. 이승우는 마음을 급하게 먹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A팀 진입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승우는 "아직 천천히 시작하는 단계다. 이제 바르셀로나 B팀에 합류한다. 나는 아직 어리고 남은 시간이 많다. B팀 선수들과 경쟁하고 생활하면서 더 발전하고 싶다"며 "선수는 항상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1군에서 불러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2~3년 안에 잘 준비해서 컵대회, 리그,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모습 보이고 싶다"고 했다.
바르셀로나 B팀은 지난 시즌 강등돼 3부리그로 추락했다. 이승우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3부리그로 떨어졌다고 해도 걱정하지 않는다. 이 또한 좋은 경험이다. 3부리그라고 수준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경험을 쌓는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이승우의 실전 투입은 내년 1월 6일 이후에야 가능하다. 바르셀로나는 만 16세 이하 선수 영입을 금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을 위반했다. 이승우도 포함됐다. 그는 만 18세가 되는 내년 1월 6일 이후 바르셀로나 B팀의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이승우는 "축구선수가 시합을 못뛰면 경험이나 감각이 떨어지지만, 소속팀에서 자체경기를 뛰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다. 미래만 보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10월에는 중요한 대회가 있다. 칠레에서 열리는 17세 이하 월드컵이다. 이승우는 "칠레월드컵을 앞두고 바르셀로나 B팀으로 올라간 것은 좋은 기회다. 모든 선수가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을 꿈꾼다.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만큼 기대가 크다"고 했다. A대표팀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그는 "예전에 말한대로다. 마음 변하지 않았다. 감독님께서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당연히 A대표팀에 가고 싶다"고 했다.
당찬 선수의 대명사 답게 그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이승우는 "지금 한국에선 나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다. 피지컬이나 인성에 대해 얘기하신다. 하지만 피지컬이 약하다고 하는데 성인팀에 갔고, 인성을 강조하는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 B팀까지 올라갔다. 바르셀로나 현지에서는 나를 인정해줘서 행복하다"고 했다. 언젠가 메시와 함께 뛰고 싶다던 이승우의 바람이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 일단 B팀에서 최고가 돼야 A팀 승격의 꿈을 이룰 수 있다. 승격 통보를 받은 이승우는 8일 출국해 13일 바르셀로나 B팀에 정식 합류한다. 이후 프리시즌 훈련에 참가한다.
인천공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