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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 윤영선, 3연승 성남의 '언성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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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의 여름 기상도는 '잔뜩 흐림'이었다.

중앙수비의 핵 임채민(24)이 쓰러졌다. 슈틸리케호 합류 직전 오른쪽 발목 피로골절 진단을 받았다. 탄탄한 수비와 조직력을 앞세워 무패 행진을 달렸던 성남도 그대로 무너질 것처럼 보였다. 6월 들어 5경기 연속 무승(2무3패)에 그치면서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성남은 지난달 27일 울산 원정(1대0)에서 이긴 뒤 대전전(3대1)에 이어 4일 부산 원정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3연승을 달리고 있다. 바닥을 향하던 순위도 어느 덧 중위권까지 올라왔다.

윤영선(27)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기에 가능했다. 임채민과 호흡을 맞춰오던 윤영선은 홀로 중앙 수비 라인을 진두지휘 하면서 성남의 고공행진에 일조하고 있다. 윤영선이 지킨 성남의 수비는 3연승을 달리는 동안 단 1실점 만 기록할 정도로 탄탄한 모습을 과시 중이다. 수비만 돋보이는 게 아니다. 윤영선은 올 시즌 '골 넣는 수비수'로 진화했다. 지난 1일 대전전에서는 1-0으로 앞서던 후반 1분 헤딩골을 성공시키면서 시즌 두 번째 득점포를 떠뜨렸다. 지난달 제주전에 이은 2호골이다. 2013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두 골을 터뜨렸던 윤영선은 두 시즌 만에 침묵을 깨고 공격본능을 떨치고 있다.

윤영선은 대학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낸 수비수다. 홍 철, 한그루와 함께 대학축구 U리그를 제패하면서 이름을 떨쳤다. 2010년 K리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성남에 지목됐다. 그러나 당시 성남은 조병국, 사샤 오그네노브스키가 지키던 '철의 장벽'이었다. 데뷔 첫 해 5경기 출전에 그친 게 어찌보면 당연했다. 이듬해부터 서서히 출전 시간을 늘려가면서 주전으로 발돋움 했고, 2012년 34경기를 뛰면서 확실히 입지를 굳혔다. 2013년 시즌을 마친 뒤에는 중국 슈퍼리그 허난 이적 제의를 받으면서 꿈에 그리던 해외 진출까지 앞두게 됐다. 그러나 메디컬테스트에서 탈락하며 이적이 좌절됐고, 복귀 후에도 후유증과 팀 부진이 맞물리면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지난 시즌 막판 부임한 김학범 감독의 신임 속에 경기력을 끌어 올리면서 부활의 날개를 펼 수 있었다.

올 시즌 윤영선은 임채민과 함께 K리그 모든 팀들이 탐내는 센터백으로 자리를 잡았다. 1m85, 76㎏의 당당한 체격에서 뿜어 나오는 제공권 장악 능력 및 위치선정 모두 합격점을 받고 있다. 그동안 줄곧 지적받아온 순간집중력 문제만 개선된다면 임채민과 마찬가지로 슈틸리케호의 부름을 받을 만한 재목으로 꼽힌다. 김 감독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자신이 해야 할 몫을 챙기는 선수"라며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다. 본인이 더 노력한다면 지금보다 더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