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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U]'부상'양학선에 銀안긴 박민수"약속 지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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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지켰습니다!"

한국 남자체조의 차세대 스타 박민수(한양대)가 5일 밤 광주유니버시아드(이하 광주U대회) 남자단체전 은메달 직후 '도마의 신' 양학선(수원시청) 등 선배들과 함께 메달을 들고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도마 에이스' 양학선의 부상 속에 따낸 남자단체전의 은메달은 '원팀(one team)' 정신과 스포츠맨십,투혼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쾌거였다.

양학선은 단체전 첫날인 4일 마루 경기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이 파열됐다. 근육파열 상태에서 주장으로서 단체전 링 연기에 나섰다. 링 종목은 한국의 취약종목이다. 하체를 거의 쓰지 않고 상체 위주의 연기를 펼치는 종목인 만큼 출전을 자청했다. 이를 악물고 미션을 수행했다. 링 종목 14.600점은 한국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다. 5일, 의료진과 코칭스태프의 결정에 따라 양학선의 U대회는 멈췄다. 주종목인 도마 종목에 나서지 못했다. "주장으로서 후배들에게 힘이 돼주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 형이 없어도 꼭 입상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에이스 양학선이 없는 상황에서 박민수(한양대), 이준호(한체대), 이혁중(전북도청), 조영광(경희대), 한국 남자체조 대표팀은 똘똘 뭉쳤다. 5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단체전 둘째날 도마(44.200점)-평행봉(44.300점)-철봉(43.050점)에서 131.55점을 획득했다. 전날 마루(42.550점)-안마(41.150점)-링(43.300점)에서 127.000점을 획득한 한국은 최종합계 258.550점으로 2위에 올랐다. 금메달은 일본(266.000점), 동메달은 우크라이나(258.125점)가 가져갔다.

특히 메달의 향방이 결정되는 마지막 철봉 종목에서의 집중력은 빛났다. '양학선의 동기'인 이혁중은 마지막 착지 과정에서 무릎을 삐끗했지만 주저앉지 않았다. 혼신의 힘을 다해 이를 악물고 끝까지 버티고 일어섰다. 14.350점을 받았다. 경기 직후 코칭스태프에게 들려 나왔다. 무릎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끝까지 점수 전광판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개인종합 8위, 철봉 7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걸을 수도 없을 만큼 심한 통증속에 동기 양학선이 목발 한짝을 내밀었다.

'올라운드플레이어' 박민수의 집중력도 빛났다. 안마, 평행봉에서 실수를 했지만, 주종목인 철봉에선 환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14.700점의 고득점, 종목 3위로 종목 결승에 진출했다. 15.100점을 받은 독일 에이스 파비앙 함부르첸과 6일 종목별 메달을 다투게 됐다. 개인종합은 7위로 결승에 올랐다. 박민수는 "학선이형이 없기 때문에 형 몫까지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첫날 경기를 하면서 메달권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은메달까지 딸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이전 종목에서 실수가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철봉에선 해야 된다. 무조건 해야 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털어놨다. 박민수의 빼어난 연기에 관중석에선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박민수의 얼굴이 경기장내 대형 스크린에 비쳐질 때마다 환호성이 쏟아졌다. 박민수는 "학선이형, 혁중이형의 투혼, 마지막 종목 철봉에서의 분전이 아니었다면 은메달은 따기 힘들었을 것이다"고 했다. 대한민국 체조대표팀은 당초 양학선의 금메달 1개를 전망했었다. 박민수는 "나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함부르첸의 난도 점수가 높긴 하지만, 예선전에서는 난도를 조금 낮췄더라. 내가 내 연기를 실수없이 해낸다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종목별 결승에서 열심히 해서 철봉에서 금메달을 노려보겠다"고 다짐했다.

투혼과 영광의 은메달이었다. 남자단체전 시상식에 5명의 선수 중 3명만이 올랐다. 1992년생 선배 양학선, 이혁중은 부상으로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숙소에서 후배들과 기쁨을 나눴다. 부상의 시련중에도 단체전 은메달을 들고 미소를 지었다. 박민수는 '단체전 은메달' 인증샷과 함께 '약속 지켰슴다! 오늘 나가기 전에 메달 꼭 걸어주겠다고 하고 나갔는데 무려 은메달! 비록 형들이 시상대에 올라가진 못해서 너무 아쉽지만 한명도 빠짐없이 최고! 모두 감사하고 수고했어요.남은경기도 화이팅'이라고 썼다. 광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