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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다 철저한 일본의 도핑 방지 노력 [무로이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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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지난 25일 반도핑 규정을 위반한 한화 최진행에게 3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최진행은 지난 4월 지인의 권유로 미국산 단백질 보충제를 복용했는데 금지약물인 스타노조롤이 그안에 포함돼 있었던 것.

일본도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도핑검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그동안 규정위반 사례는 4차례 있었다. 이번 최진행처럼 보충제와 관련된 규정위반은 2008년 야쿠르트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 다니엘 리오스(전 두산)가 유일했다.

일본은 일본야구기구(NPB)가 검사대상 경기를 결정하고 경기 개시시간 60분전에 이를 양 구단에 통보한다. 그리고 5회 종료후 구단 담당자가 검사 대상자를 선발하는 제비뽑기를 한다. 선발된 선수는 경기종료 후 30분 이내에 검사장에 들어가 검사관이 감시하고 있는 가운데 90㎖ 이상의 소변을 채취한다. 그 소변은 60㎖이상의 A용기와 30㎖이상의 B용기에 나눠 제출된다.

선수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소변을 하는 게 쉽지 않는 일이라고 한다. 지난해 재팬시리즈 1차전 때에는 한신의 오승환이 검사대상자로 선정됐다. 그 때 오승환은 소변이 나오지 않아 약 40분 동안 검사실에서 나갈 수 없었다. 그래서 오승환에게 경기 소감을 듣고 싶었던 기자들도 오승환이 소변을 제출할 때까지 검사실 밖에서 계속 기다리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최진행이 복용한 것으로 알려진 스타노조롤이라는 약물도 일본에서는 당연히 금지 약물이다. 스포츠 뉴트리션 제품을 만들고 있는 일본 아지노모토사의 연구원은 "근육 증강제로 일본에서도 미국에서 수입품을 쉽게 입수할 수 있다. 근육증량 목적으로 스포츠보충제에 첨가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라커룸을 보면 선수 생일 때 팬이 직접 만든 케이크나 떡을 선수들이 먹고 있는 장면을 가끔 본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풍경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본 일본인 코치들은 "일본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라고 말한다. 일본 선수들은 자기도 모르게 금지약물을 먹지 않도록 다른 사람이 주는 식품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쓴다. 각 구단이 선수에게 "팬이 주는 선물은 먹지 말라"고 지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때 선수들이 많은 초콜릿을 받는데 팬이 직접 만든 것은 먹지 않고, 판매 제품도 대부분 아동 시설에 기부한다. 소프트뱅크 구단처럼 팬들에게 "팬이 만든 초콜릿은 도핑 규정상 안 먹는다"고 명확히 양해를 구하고 있는 케이스도 있다. 팬이 만든 식품에 금지약물이 들어가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그렇게 경계를 하지 않으면 운동선수의 소중한 몸을 지킬 수 없다는 게 일본 구단의 생각이다.

고의성이 있는 반도핑 규정위반은 용서 못할 일이지만 향후 의도하지 않은 규정위반이 생기지 않도록 주변 사람들도 협조하면서 선수들을 지켜야 한다. <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